그는 2군에 내려가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었다.
빠르게 타격감을 끌어올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그러나 돌아 온 결과는 좋지 못했다. 2군에서도 좀처럼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다림에 대한 응답은 '실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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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거포 나지완이 2군에서도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나지완은 올 시즌 단 한 경기 출장 기록 밖에 없다. 그나마도 타석에 들어서기도 전에 대타로 다시 바뀌어 타석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리고 며칠 후 2군행 통보가 내려졌다.
김종국 KIA 감독은 나지완을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나지완은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다. 그의 장타력이 필요하다. 2군에서 잘 조정해 페이스를 찾아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나지완은 2군에서도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나지완은 11일 현재 2군 타율 0.121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인 홈런포는 아직 터지지 않고 있다. 14경기에 나섰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당연히 타점도 2개를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나지완 정도 되는 선수는 2군 성적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타격 페이스를 조절하는데 중점을 두지 결과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은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콜업의 이유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성적으로 1군에 부른다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다른 2군 선수들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지완도 2군에서 기본 성적 정도는 찍어줘야 하는 이유다.
나지완은 타격 하나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수비가 뛰어나지도 않고 주루 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도 아니다. 오직 타격, 그것도 장타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2군에서도 0.121의 타율과 무홈런에 멈춰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장기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2경기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조금씩 감을 끌어 올리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 흐름을 이어가 타율을 좀 더 끌어 올리고 많은 안타 속에 홈런까지 뽑아내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다. 나지완 입장에선 반드시 부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지완은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결국 실력으로 입증하는
나지완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을까. 차갑게 식어 있는 타격감을 이제라도 깨워내야 한다. 스스로의 타격으로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