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때랑 똑같습니다.”
LG 트윈스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람보르미니’ 박해민(32)이었다.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박해민은 4월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타율 0.183으로 침묵했고 출루율도 0.296에 그쳤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음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솔직히 많았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가가 있지만 환경이 바뀌었고 또 부담감을 떨쳐 내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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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박해민(32)이 11일 한화전을 끝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
박해민은 “우연히 그렇게 찍힌 것 같다. 사실 잘 몰랐는데 (김)현수 형이 말해줘서 알았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과 비교해봐도 살이 찐 건 아니다. 그런데도 사진을 보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더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거니 싶었다. 그런 걸 하나, 하나 신경 쓰다 보면 제대로 야구를 할 수 없다. 내 몫을 해내면 좋은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기 나름이다”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박해민의 부활과 함께 LG도 고공행진이다. 한화전을 위닝 시리즈로 만들며 5연승 행진, 단숨에 단독 2위에 올랐다. 류지현 감독 역시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박해민은 LG 테이블 세터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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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박해민(32)이 11일 한화전 2회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고 세레모니 중이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
먼저 박해민은 “그동안 헛스윙이 많다 보니 몸을 더 닫으려고 했다. 그랬는데 닫은 만큼 몸이 더 빨리 열리더라. 코치님들은 내게 부담을 줄까 봐 많은 말이 없었다. 그때 현수 형이 볼을 더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며 “현수 형의 말대로 볼을 더 오래 지켜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좋은 결과가 이어지더라. 자신감이 생겼고 안타도 점점 많아졌다”고 고마워했다.
김현수를 존중하는 마음도 드러낸 박해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같이 있었지만 LG에서 항상 함께하다 보니 현수 형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 핸드폰으로 야구 영상만 본다(웃음). 야구에 대해 모르는 게 없고 또 진심이라는 걸 느꼈다. 이렇게 하니까 이만큼 성공한 선수가 된 것 같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박해민은 또 루친스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현수와는 다른 내용이었다. 그는 “창원에서 루친스키를 상대했을 때 기습번트를 성공한 적이 있다. 타격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지만 기습번트를 해내면서 스스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타격이 워낙 안 되다 보니 시야가 좁아졌다. 기습번트를 했을 때 최대한 그라운드를 넓게 보려고 했는데 잘 통했다. 자신감도 생기면서 좋은 흐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
3경기 연속 3안타를 때려낸 박해민은 60억원의 몸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존재가 됐다. 시즌 초반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그는 “팬들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다. 팀과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