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2.키움)가 완전히 활력을 잃어 버렸다.
힘을 실어주기 위해 파격적인 타순 선택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대로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 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위세는 온데 간데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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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이그가 삼진을 당한 뒤 허무하게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홍 감독은 "푸이그 뒤에 이정후가 있으면 아무래도 푸이그와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유인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푸이그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로 끝났다. 푸이그는 이날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정후는 3타수1안타1볼넷으로 제 몫을 다해냈지만 우산 효과를 기대했던 푸이그는 별반 나아진 것이 없었다.
푸이그는 10일 현재 타율 0.202 3홈런 11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출루율이 0.296에 불과하고 장타율은 0.311에 그치고 있다. OPS가 고작 0.607이다.
휴식도 줘 보고 타순도 바꿔줘 봤지만 백약이 무효하다.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이젠 2할대 타율까지 위협받고 있다. 1할대 타율로 전락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정후의 든든한 짝꿍이 돼 주리라던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정후는 사실상 홀로 상대 팀과 싸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키움에선 이정후만 피해가면 된다는 인식이 점차 퍼지고 있다.
이정후가 지금 성적으로 버티는 것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견제가 분산되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견제가 더 심해지고 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푸이그가 약점 공략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투가 아니면 푸이그에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전력 분석팀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한국 스트라이크 존에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나아진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상대는 약점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데 푸이그는 아무런 대책 없이 타석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약점을 만회해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나믈 뭔가 방법을 찾고 있는지는 몰라도 전력 분석 입장에선 매 타석이 똑같다. 상대는 당연히 푸이그의 약점만 집중 공략하면 된다. 달라지는 것이 없기에 더 필요한 준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약점이 없는 타자는 없다. 모든 타자들이 약점을 간파 당하면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노력은 해보고 덤벼드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푸이그에겐 이 과정이 생략돼 있다는 평가다. 매번 같은 대응을 하니 매번 같은 패턴에 계속 당할 수 밖에 없다.
푸이그는 부진 탈출을 위해 고민하고 나아지려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푸이그는 이 대목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잘 하려는 욕심만으로는 안된다. 뭔가 바꿔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지금 푸이그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푸이그가 이대로 실패한다해도 이상할 것 없는 이유다.
푸이그는 달라질 수 있을까. 스스로 모자람을 찾고 해결책을 만들기 전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