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역사상 가장 많이 팀을 옮겨 다닌 남자가 있다. 외국선수 제도가 수시로 바뀜에도 자신의 자리만큼은 언제나 남겨놨다. 그러나 우승 운은 지독히도 없었다. KBL에서만 무려 8년을 뛰었는데도 말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당당히 한 팀의 우승 멤버가 됐다.
서울 SK는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86-62로 승리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플레이오프 MVP 김선형, 그리고 정규리그 국내외 MVP 최준용과 자밀 워니, 여기에 일취월장한 안영준과 베테랑 허일영 등 모든 선수들이 일군 결과물이다. 여기에 결코 빠질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리온 윌리엄스(36). 팀이 필요로 할 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남자였다.
윌리엄스는 이번 시즌 51경기에 출전, 평균 12분52초 동안 5.0점 4.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리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다. 팀내에 KBL 최고 외국선수 워니가 있어 윌리엄스의 역할은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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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리온 윌리엄스(36)는 10일 KBL 입성 후 9년 만에 첫 우승을 경험했다. 사진=KBL 제공 |
트라이아웃 시절 외국선수인 윌리엄스이지만 자유계약 시대에도 경쟁력은 여전했다. 오마리 스펠맨처럼 화려하거나 라숀 토마스처럼 엄청난 운동능력을 자랑한 건 아니지만 KBL에서 쌓은 경험 하나만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자랑했다.
물론 SK가 우승하려면 윌리엄스보다 워니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새 외국선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희철 감독은 그때마다 “윌리엄스는 코트 안팎에서 많은 역할을 해내는 선수다. 팀이 하나가 됐으면 하는 내게 가장 좋은 선수”라며 감싸 안았다.
사실 윌리엄스는 KBL 역사상 가장 많이 팀을 옮겨 다닌 선수다. 무려 8개 팀에서 생활했다. 2012-13시즌 고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를 시작으로 2021-22시즌 SK까지 서울 삼성과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8개 팀의 외국선수로 활동했다.
KBL에 합류한 초기를 제외하면 윌리엄스는 대부분 서브 옵션 외국선수, 또는 일시 대체 외국선수 정도로 활용됐다. 특히 2018-19시즌에는 SK, 오리온, DB 등 무려 3팀에 소속되기도 했다. 평소 윌리엄스는 한 시즌을 온전히 한 팀에서 뛰고 싶어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런 윌리엄스에게 SK는 매우 특별한 팀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 감독의 무한 신뢰, 그리고 선수들에게도 인정받은 그는 당당히 우승 멤버로서 KBL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과거에 비해 출전 시간 및 기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