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분명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부 지표는 그의 활약이 팀에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가리키고 있다.
롯데 전준우(36)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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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우는 3할대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홈런은 1개 뿐이다. OPS는 그가 팀 타선 공헌도가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롯데가 중시하는 OPS에서 전준우의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전준우는 출루율이 0.348로 그리 높지 않다. 장타율은 더 떨어진다. 0.383에 불과하다. OPS가 0.731에 불과하다.
A급 선수의 OPS 기준은 보통 0.8을 말한다. 0.9를 넘으면 특급이고 1이 넘어가면 S급이라 할 수 있다.
OPS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전준우의 성적은 중심 타자의 활약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A급 성적과는 분명한 거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준우는 올 시즌 4번 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섰다.
4번 타자 타석이 78타석이나 된다.
고전적인 4번 타자 개념이 많이 희석 됐다고는 하지만 4번 타자는 여전히 한 방을 쳐 줄 수 있는 선수를 중용하는 것이 익숙하다. 4번 타자가 장타력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팀도 전체적으로 파괴력을 갖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4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준우의 장타율은 4번 타자 답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전준우는 9일 현재 홈런이 단 1개에 불과하다. 4월30일 LG전서 하나가 나왔다. 너무 늦게 나왔고 또 그 이후로는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올 시즌 사직 구장은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으로 바뀌었다. 그럴수록 전준우 처럼 크게 쳐 줄 수 있는 선수들의 존재감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전준우는 “3년 전과 비교하면 홈런이 많이 줄었다. 2018년에는 홈런이 33개였는데, 지난 시즌에는 7개다”라고 말했다. 전준우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건 2016시즌 이후 처음이다. 물론 2016시즌은 경찰 야구단에서 전역해 정규시즌 막판 복귀한 이유가 컸다. 전준우는 “(타격) 방향성을 바꿨다. 초반에 홈런이 안 나오다 보니, 너무 홈런만 노리면 밸런스가 무거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2루타는 포기할 수 없어서 정확하게 때려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더 멀어졌다. 전반적으로 투수 친화형 구장이 된다. 그래도 전준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야구를 사직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구장이 커진다고 의식하고 힘이 들어가는 순간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다. 의식하지 않고, 내 루틴을 가지고 때리면 홈런을 칠 수 있다. 흐름이 오면 장타가 나올 것이고,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페이스는 그의 장담과는 거리가 있다. 4할에도 못 미치는 장타율을 지난 4번 타자는 팀에 큰 힘이 되기 어렵다.
전준우의 홈런 감소는 일시적이 아닐 수도 있다. 지난 해 이미 크게 홈런 숫자가 꺾인 바 있다. 홈런이 지금처럼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타순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전준우의 성적이 팀 타선에 힘이 될
전준우의 홈런 숫자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면 롯데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전준우의 효율적 타순 배치를 고민할 때가 됐다. 그 답이 무엇인지 하루라도 빨리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