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우리에 갇혀 있던 선수들이 호랑이굴에서 마음껏 뛰면서 포효하길 바란다.”
KIA 타이거즈와 SSG랜더스는 9일 트레이드 소식을 발표했다. KIA는 “SSG에서 좌완투수 김정빈(28)과 내야수 임석진(25)을 영입하고 포수 김민식(33)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장정석 KIA 단장은 “SSG 측에서 포수 자원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렇다면 우리가 데려올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은 누가 있을지 판단해 팀 뎁스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김정빈과 임석진을 데려오게 됐다”며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장정석 단장은 “각각 상위지명 순번이었을 정도로 SSG에서도 기대가 컸던 젊은 선수들이다. 각각의 능력들이 있는 만큼, 지금 당장의 활용법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장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1군 전력에도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좌완 투수 김정빈은 화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SK에 입단한 뒤 상무야구단(2018~2019년)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프로 통산 3시즌 동안 65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했다. 시속 140km대 중반의 빠른 공이 강점으로 꼽힌다.
↑ SSG에서 KIA로 이적한 좌완투수 김정빈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정빈은 올 시즌 1군 출장은 없지만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0.93 2홀드를 기록 중이다.
우투우타 내야수 임석진은 지난 2016년 SK에 입단한 뒤 프로 통산 1시즌 동안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2를 기록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임석진은 3루와 1루 수비가 가능한 거포 유망주로 평가 받는다.
장 단장은 “임석진의 경우도 워낙 파워툴 등 재능이 충분한 선수라고 평가받았지만 SSG 같은 포지션에 최정이라는 큰 산이 있다 보니 기회를 잡지 못한 면이 있다”면서 “임석진 선수 입장에서도 그동안 쌓여 있던 아쉬움을 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 내야 거포 자원으로 평가 받았던 임석진은 SSG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KIA는 지난달 내야수 김태진+현금+지명픽을 키움에 내주고 데려온 박동원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동시에 주전안방마님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같은 측면도 고려했다. 장 단장은 “박동원과 김민식의 나이대가 비슷하다. 그런면에서 김민식 선수에게도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있는 팀으로 이적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길이라고 봤다”고 설명하면서 “한승택이란 좋은 포수가 2군에 있는 것도 마음이 아팠다. 김민식 보다 더 나이가 어린 한승택이 1군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동원의 트레이드 대성공은 이번 KIA 트레이드의 미래도 기대케 한다
장 단장 역시 “두 선수들이 KIA에 없었던 유형이란 점에서 더 기대가 크다. 이 선수들이 긍정적인 사고를 한 번 칠 것 같다”면서 “어떻게 보면 제 능력을 다 쓰지 못하고 우리에 갇혀 있던 선수들을 우리가 빼낸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들이 호랑이굴에서 마음껏 뛰며 포효했으면 한다”는 덕담과 기대를 함께 전했다.
[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