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욕심을 버린 파워피쳐라 더욱 무서워졌다.
올 시즌 KBO리그 구종 가치 1위는 SSG 랜더스 윌머 폰트(31)의 포심패스트볼이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13.1로 모든 선수의 구종 가운데 유일한 두 자릿수 데이터의 평가를 받고 있다. 평균 구속은 148km로 경기 당 최고 구속은 153~155km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작 폰트는 이런 포심을 삼진을 잡는 것이 아닌 맞춰잡는 데 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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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이유는 그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폰트는 “지난해는 삼진을 잡으려고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맞춰 잡는 식으로 투구를 하면서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폰트의 이닝 당 투구수는 지난해 17.3개에서 올해 14.6개로 확연히 줄었다. 반대로 이닝 소화력은 늘었다. 올 시즌 폰트는 김광현과 함께 가장 많은 평균 6.1이닝(2021년 5.2이닝)을 소화하며 SSG 선발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정리하면 폰트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투수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위력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9일 현재 평균자책 4승으로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 2.00으로 부문 8위를 기록 중이다. 이닝은 45이닝으로 삼성 에이스 뷰캐넌과 같은 공동 2위다. 수많은 외국인 투수 중에서도 단연 최상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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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폰트의 긍정적인 기록에서 줄어든 것은 단지 탈삼진뿐이다. 지난해 경기 당 9.70개를 잡았던 삼진을 올 시즌은 7.00개를 잡아내고 있다.
투수가, 특히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피쳐가 단 1년만에 삼진 욕심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계기로 폰트는 변화했을까.
“지난해는 아무래도 부상을 당했다 보니, 투구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 최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가 삼진을 집착을 하면 투구수가 많아지고 그러면 팔에 부담이 간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면서 스타일을 바꾸게 됐다.”
생존을 위한 전략을 고민한 것이 올해 S존 변화와 맞물려 더 큰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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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폰트의 올 시즌 최소 목표는 15
현재 흐름대로라면 15승은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다. 삼진 욕심을 버리고 진화를 택한 폰트가 개인 한 시즌 최다였던 8승을 뛰어넘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