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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남서울CC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3라운드에서 김비오가 힘차게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성남/박형기기자> |
가장 중요한 첫 티샷. 아마추어이자 국가대표인 송민혁의 티샷은 긴장한 탓인지 살짝 왼쪽으로 휘어져 벙커에 빠졌고 이어 이동민이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려놨다. 그리고 10년만에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을 노리는 김비오의 차례. 하지만 갑자기 김비오가 캐디와 함께 "여기좀 보세요"라고 소리쳤다. 챔피언조의 스코어보드를 들어야 할 진행요원이 다리에 힘이 없이 티잉 에어리어 옆 부스 테이블을 잡고 휘청였기 때문. 김비오는 일단 운영요워의 몸을 바닥에 눕혔고 경기는 잠시 멈췄다. 대한골프협회(KGA) 직원들이 머리를 받쳤고, 두 갤러리가 쓰러진 자원봉사자의 다리를 주물렀다. 한 명은 의사였다.
KGA직원들은 신속하게 무전을 보냈고 달려오는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게 수 많은 관중들은 일사분란하게 공간을 만들었다. 쓰러진 자원봉사자가 안전하게 빠져나갈 때 까지 8분. 모든 상황이 종료된 이후 김비오는 두 번의 연습 스윙을 한 뒤 티샷을 날렸다.
흐름이 끊겨서 일까. 티샷을 오른쪽으로 살짝 밀리며 벙커에 빠졌고 김비오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수 많은 갤러리들 사이에서 아쉬움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김비오는 이 상황에 대해 "결코 그 분 때문에 흐름이 끊겨서 실수한 것이 아니다. 티샷이 밀렸고 안전하게 경기를 해야 했는데 욕심을 내는 바람에 3퍼팅을 한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에 앞서 인터뷰 가장 먼저 "그분 괜찮으시냐"라고 먼저 묻기도 했다.
첫 홀부터 더블보기. 이후 6번홀까지 볼이 홀을 돌아 나오는 등 불운이 이어졌다. 김비오는 "7번홀 두번째 샷이 예측한대로 잘 날라갔고 홀 1m 지점에 잘 멈췄다. 그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다시 좋은 스윙 리듬과 흐름이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2위와 4타차.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차이다. 김비오는 "일단 드라이버 적중률이 좋아야 한다. 오늘도 페어웨이를 조금씩 벗어나서 그린 공략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 다행이 그린 주변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져서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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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남서울CC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선두 김비오에 4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양지호가 티샷을 하고 있다.<성남/박형기 기자> |
그의 단짝 캐디에게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의 캐디를 맡고 있는 이순석씨와는 2015년부터 7년째 함께 하고 있는 사이다. "캐디가 오로지 내가 샷만 할 수 있게 모든 것을 해준다"며 "갤러리 통제나 거리, 공략 등의 의견을 적절하게 내준다. 나 또한 이렇게 믿음이 가는 조력자와 잘 맞아 확신을 갖고 샷을 하게 되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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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딸 김주아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김비오 |
[성남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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