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라는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지친 안양 KGC는 이대로 4전 전패 수모를 겪는 듯했다. 그러나 한 남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치 「슬램덩크」의 정대만처럼 말이다.
KGC는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SK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1-73으로 승리, 2패 뒤 1승을 챙기며 반격의 시작을 알렸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KGC의 반격은 힘겨워 보였다. 4강 플레이오프의 영웅 변준형과 오세근은 지쳐 보였고 오마리 스펠맨은 복귀 후 과거의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KBL 최고의 수비수 문성곤마저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로 인해 1, 2차전 결과는 패배였다.
![]() |
↑ KGC 전성현(31)은 6일 SK와의 챔프전 3차전에서 3점슛 성공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전성현은 “홈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양)희종이 형이 경기 전에 ‘지더라도 절대 쉽게 지지 말자. 반드시 팬들을 위해서 이기자’고 한 것이 힘이 됐다. 3차전을 이기면 4차전에 (문)성곤이가 돌아오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자는 마음 하나만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홍삼을 즐겨 먹는 등 체력 관리에 충실한 전성현이지만 6강부터 4강, 그리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상대의 집중 견제를 당하는 만큼 힘들 수밖에 없었다. 전성현 역시 “솔직히 정말 힘들다(웃음). 농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SK전은 특히 더 힘들다. 조금만 쉬는 순간 저 멀리 달리고 있어서 한순간도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KGC가 1, 2차전을 패한 순간 현장을 지켜보던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패한 팀이 우승한 건 16.7%(2/12)에 불과하다. 정말 드라마틱한 반전이 없다면 대부분 무너졌음을 알리는 결과다. 승부사 김승기 감독과 ‘우승 DNA’가 있는 KGC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 |
↑ KGC 전성현(31)이 6일 SK와의 챔프전 3차전에서 3점슛 성공 후 세레모니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슬램덩크」의 정대만은 온몸에 힘이 없는 상황에도 멋진 3점슛을
[안양=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