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자들 고개 숙이지 마.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까."
이호준 LG 타격 코치가 제자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지나치게 작아진 타자들의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정말 많이 노력했고 준비도 잘 돼 있다. 조금 안 풀린다고 해서 기 죽을 필요 없다.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 고개 들고 당당하게 야구하자"고 강조했다.
↑ LG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득점도 적잖이 올렸다. 지금까지 109득점으로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1위 SSG에 8득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뽑을 수 있는 점수는 잘 뽑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운의 측면에서 분석해 볼 필요도 있다.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거나 상대 호수비에 막혀 걸리는 경우가 최근 대단히 자주 나타나고 있다.
팀 성적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며 이런 타구 하나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이 코치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이 코치는 "타격 코치로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많이 막히는 걸 정말 처음 봤다. 운이 지독히도 따라주지 않고 있다. 선수들은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 결과가 잘 안 나오다보니 마음이 많이 조급해지는 것 같다.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야구가 늘 잘 풀릴 수는 없다. 안 좋을 때가 있으면 좋을 때도 있는 법이다. 잘 해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개 들고 좀 더 당당하게 야구 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자신감 있게 야구하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3일 현재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이 0.284로 전체 9위까지 떨어져 있다. 인플레이가 된 타구들이 야수들에게 많이 잡히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LG 타자들의 최근 타격 페이스를 보면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더 많이 눈에 띈다.
이 코치가 안타까워 하는 부분도 그곳에 있다. 지나친 부담감 탓에 스스로 위축되는 야구를 하는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LG 타자들은 충분히 잘 하고 있고 좋은 성적표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다
LG 야구는 신바람을 탔을 때 정말 무섭게 타오르는 팀 컬러를 갖고 있다. 그 바람은 선수들 스스로 일으키는 것이다. 당당하게 고개 들고 어깨 펴고 야구할 때 신바람도 함께 불어 올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