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봄에만 야구를 잘 하는 롯데’라는 뜻의 ‘봄데’란 오명(汚名)을 갖고 있다.
1992년 마지막 우승 이후 30년째 무관인 롯데를 짓누르는 부담감. 동시에 시즌 막바지까지 좋은 성적을 이어가지 못했던 지난 회한의 기록이 남긴 꼬리표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오명을 씻어내는 건 프로 구단의 의무다.
올 시즌 롯데의 출발은 매우 좋다. 롯데는 4일까지 15승 1무 10패(0.600)의 성적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롯데가 2위 이상으로 첫 한 달을 마친 건 지난 2012년(당시 1위)이 마지막이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올해는 달라야 하고,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가 매우 좋다. 팀적으로도 굉장히 성공적인 한 달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하며 “몇 번 말씀드렸지만 야구에선 결과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결과보다 내용에 집중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그렇다면 서튼 감독은 ‘봄데’라는 표현을 알고 있을까. 거기에 대해 서튼 감독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린 계속 잘해왔던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게 집중한다면 시즌 내내 잘 할 수 있다”라며 “비결이 있다면 ‘오늘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선수단의 집중력을 4월 호성적의 첫 번째 비결로 꼽았다.
그리고 서튼 감독은 의미 심장한 표현을 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바람이 팀을 흔들더라도 롯데는 롯데의 길을, 가을야구와 우승 대망을 꿈꾸는 거인은 거인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큰 응원이 되는 이들은 역시나 팬들이다. 서튼 감독 역시 “팬들의 응원이 선수단에도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며 “게다가 지난 주말 경기에도 팬들께서 야구장에 굉장히 많이 찾아와주셨다. 그것 또한 선수들에게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팬들의 많은 응원을 기대했다.
롯데 팬들은 올해도 기다린다. 가을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는 날, 거인과 함께 심장을 두드리는 야구를 함께 하기를 말이다.
↑ 사진=김영구 기자 |
[수원=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