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KIA타이거즈에 7-1로 승리한 3일 광주 프로야구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은 키움의 에릭 요키시가 7이닝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경기로 평하고 싶다.
요키시의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 3개 구종이 완벽할 정도로 제구가 잘 됐다. 특히 바깥쪽 체인지업이 상대 타자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리는 구종으로서 타자를 요리하는데 활용을 잘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요키시에 이어 나온 좌완투수 김재웅도 바깥쪽 체인지업이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좌완투수는 체인지업을 보유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편이다. 요키시와 김재웅이 좌완투수가 체인지업이 좋을 때 얼마나 뛰어난 투구를 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것 같다. 키움은 요키시-김재웅에 이어 하영민까지 총 3명의 투수로 경기를 끝내면서 매우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 사진=김재현 기자 |
단지 놀린에게 5회 2점, 6회 2점씩을 주는 과정에선 이날 좋았던 체인지업과 커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체인지업과 커브를 효과적으로 썼다. 하지만 5회에는 패스트볼 2개가 안타가 됐고, 6회는 슬라이더 2개와 패스트볼 1개가 안타로 연결됐다. 체인지업이나 커브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했어야 하는데, 너무 쉽게 승부를 했다. 그런 이유로 실점 과정에선 볼배합의 실수가 있었다고 본다.
↑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또 KIA는 현재 연패 중이기에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는 날엔 꼭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5회와 6회 외야와 내야에서 각각 실책이 나왔고 그 상황이 실점과 연결이 됐다. 선수들이 부담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겠지만 쉬운 타구 처리에도 실수가 나왔다. 그리고 그 실책이 선발투수의 투구와도 연결이 돼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는 게 뼈 아픈 결과였다. KIA는 현재 타격이 부진하다. 이럴 땐 투수력과 수비력이 뒷받침해야 한다. KIA의 경기력에선 그런 점이 아쉬웠다.
↑ 사진=김영구 기자 |
그리고 KIA는 9회 초 구원투수 김현준이 등판했는데 이후 상황에서 너무 이르게 경기를 포기한 느낌이 있었다. 3점으로 점수차도 크지 않았다. 많은 이닝이 남아있던 것도 아닌데 김현준이 연속 안타를 맞을 때, 불펜 부담이 있겠지만 한 번 정도는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투수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추가실점을 막았다면 9회 말 KIA 타선이 어떤 결과를 냈을지는 모르는 일이 아닌가.
↑ 사진=김재현 기자 |
KIA 선수단은 시즌 초 먼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고,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 본다. 훌륭한 저력을 가진 팀인 만큼 선수들이 더 힘을 내고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도 따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