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열쇠는 오마리 스펠맨(24)이 쥐고 있다.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의 승자는 서울 SK였다. 안양 KGC의 도전을 이겨내고 90-79로 승리, 70.8%(17/24)의 우승 확률을 가져갔다. 1차전 승부의 핵심은 스펠맨이었고 그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우승 열쇠를 쥐고 있다.
스펠맨은 부상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밀 워니와 함께 KBL 최고의 외국 선수로 꼽혔다. 파괴력 넘치는 득점력과 압도적인 림 보호 능력, 여기에 내외곽을 오갈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로서 제러드 설린저를 떠나보낸 김승기 감독과 KGC 선수들의 아쉬움을 잠시나마 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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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C 오마리 스펠맨이 2021-22 프로농구 SK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스펠맨은 SK와의 1차전에서 16분 50초 동안 6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상 후유증은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만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최준용에게 연달아 블록슛을 얻어맞은 것은 물론 SK 천적 시절 보여준 원활한 운동 능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펠맨이 예전 경기력을 되찾지 못하자 SK의 수비 전술은 더욱 큰 효과를 나타냈다. 6강,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맹위를 떨친 오세근을 워니에게 맡기고 최준용이 스펠맨을 막는 수비는 제대로 통했다.
전희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를 길게 봤을 때 오세근의 체력을 최대한 빼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국내 선수보다는 워니에게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보통 외국 선수에게 국내 선수 수비를 맡기면 기분 나빠한다. 워니는 그런 내색 없이 제 역할을 잘해줬고 또 스펠맨에 대한 수비를 잘해준 국내 선수들의 힘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도 “스펠맨이 우리 전술에 잘 맞지 않아 1차전을 내줬다”며 그의 부진으로 패한 것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그는 “스펠맨이 요즘 샐러드만 먹는다. 전보다 3, 4kg 정도 빠진 상태다. 의지가 보인다. 또 출전 시간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코트에 나갔을 때 맞지 않았던 부분은 있었지만 그건 보완하면 된다. 그동안 해온 게 있어 걱정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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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C 오마리 스펠맨이 2021-22 프로농구 SK와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다만 스펠맨이 드라마틱하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백이 생각보다 길었고 컨디션 회복할 시간을 SK가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이다. KGC 입장에선 가지고 있는 최고의 카드인 만큼 반드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
결국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핵심은 스펠맨의 컨디션이다. 그의 컨디션이 좋고 나쁨에 따라 SK와 KGC의 경기 플랜이 모두 달라진다. 1차전은 일단 SK의 뜻대로 흘러갔다. 하지만
과연 어떻게 될까. 쉽게 예상하기 힘든 일이다. 확실한 건 스펠맨이 키 포인트라는 점이다. 그의 컨디션, 그리고 활약 여부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