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폭격 중인 롯데 자이언츠의 한동희(22)는 더 똑똑하고 무서운 타자가 됐다.
한동희는 2일 현재 타율 0.436 7홈런 22타점으로 타율과 홈런 부문 1위, 타점 2위를 기록 중이다. 클래식 지표 외 세부 성적도 압도적이다. 장타율은 무려 0.766으로 2위 한유섬(SSG, 0.663)보다 1할3리 높은 선두. 출루율(0.491)마저 1위다. OPS는 1.257에 달한다.
또한 한동희는 최다안타 부문도 삼성의 피렐라와 함께 1위(41개)를 기록 중이다. 장타자의 파괴력 뿐만 아니라 정교함까지 갖춘 한동희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약점이 없는 모습의 한동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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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그렇다면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타율 0.256에 한 시즌 최다홈런이 17개였던 한동희는 어떻게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었을까.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한동희가 라이언 롱 타격 코치와 오랜 시간을 보냈다”면서 “다만, 기술적으로 큰 변화를 준 건 없다. 한 가지 강조한 건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타격을 하는 것’이었다”며 서튼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한동희에게 주문한 변화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튼 감독은 “다양한 구종을 상대로도, 스트라이크 존의 위, 아래, 좌, 우에 오는 어떤 공이든 끝까지 스윙을 하라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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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결과도 매우 좋은데 초구 공략 시 타율이 0.583(12타수 6안타)으로 2루타도 3개를 때렸다. 2구째 공략 역시 마찬가지다. 볼카운트가 1B-0S로 유리한 상황에선 타율이 0.625에 달했고, 볼카운트가 0B-1S로 약간 불리했을때만 0.273으로 평범했다.
만약 한동희를 상대로 2B-1S나 3B-1S와 같은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던 투수들은 각각 타율 0.800과 0.500으로 응징을 당했다. 만약 3~4구내로 한동희에게 스트라이크보다 볼을 더 많이 내줬던 투수들은 속절없이 맞아나갔다는 뜻이다.
한동희의 불어난 자신감과 함께 한층 더 노련해진 ‘게임 전략’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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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또한 올해 한동희의 타격 포인트가 더 앞쪽에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도 ‘더 무섭고, 영리한 타자가 된 덕분’으로 분석했다. 서튼 감독은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이어지고 있는 타격코치와 훈련, 경험이 쌓인 덕분,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더 쉽게 예상할 수 있게 된 것 등의 다양한 이유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으로 타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현재 한동희의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3연전 시리즈로 롯데와 한동희를 상대한 모 구단 전력분석팀 관계자 A는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429,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0.455를 기록 중인 타자한테 도대체 어떤 공략리포트를 작성해야 할지 난감했다”면서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한 이후 “그렇다고 올 시즌 7타석으로 표본도 적었던 타율 0.286의 언더투수 상대 성적을 팀에 가져다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한동희는 리그에서 가장 무섭고 완벽한 타자”라며 상대 선수에게 감탄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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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실제로 A의 슬픈 예감은 들어 맞았다. 한동희는 지난 주간 무려 타율 5할(22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서튼 감독도 한동희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가 더 잘하고 있는 모습을 믿기 때문에 중심타선에 배치하고 있다”면서 “한동희가 스스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도 있다”며 믿음을 보여줬다.
시즌 초 한동희를 바라보는 롯데 팬들의 기대는 부풀고 있다. 한동희의 현재 페이스가 ‘트리플 크라운’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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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롯데는 이대호가 2006년과 2010년(타율,
만약 한동희가 ‘무섭고, 똑똑한’ 현재의 페이스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면, 롯데 팬들은 새로운 홈런왕과 함께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이란 대망을 실제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