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좌완 선발 마틴 페레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이날 그는 최고 구속 95.2마일의 싱커를 비롯해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무기를 섞어가며 휴스턴 타자들을 상대했다. 7회 첫 타자 채즈 맥코믹에게 우익수 키넘기는 2루타를 허용할 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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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페레즈는 이날 6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는등 눈부신 역투를 보여줬다. 사진(美 알링턴)=ⓒAFPBBNews = News1 |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8회에도 정말 나가고싶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7회말 공격에서 득점이 났을 때 코치가 와서 오늘 등판이 끝났음을 알려줬다. 내가 결정하는 입장이 아니기에 나는 뭐라고 할 수 없었고 괜찮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1이닝 정도는 더 던질 수 있었다"며 말을 이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8회에도 내보낼 생각이었지만, 7회말 공격이 길어졌고 7이닝 투구는 올해 처음이었기에 약간 걱정된 것도 있었다. 불펜도 충분히 쉰 상태였기에 동점이 된 이후 교체했다"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계속해서 계획대로 던지고 또 던졌다. 그가 한 일에 대해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그의 호투를 극찬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텍사스에서 뛰었던 페레즈는 이후 미네소타 트윈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을 거쳐 올해 다시 텍사스로 돌아왔다. 지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경기 6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호투했다.
그는 "너무 큰 실수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확신을 갖고 내 최고의 투구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마운드 위에서 가진 자세에 대해 말했다. "상대가 내 투구에 맞춰 변화를 주기전까지는 내 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를 고수하려고한다"며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역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저스틴 벌랜더와 맞대결에 대해서도 "우리는 똑같은 투수"라며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나보다 조금 더 경험이 많긴 하지만, 일단 마운드 위에 오르면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은 똑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번 시즌 레인저스와 1년 계약을 맺은 그는 "나는 내가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이 팀에 온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내가 이 팀에 온 것은 팀이 내 구위를 믿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몇 차례 등판에서 어떻게 하는지 볼 것이다. 어쨌든 팀은 내게 길게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줬고, 나는 내 할 일을 했을뿐"이라며 다시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페레즈의 아쉬움이 유독 진한 것은 팀의 결과가 좋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텍사스는 8회 등판한 맷 부시가 1사 1루에서 카일 터커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고 결국 2-3으로 졌다.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접전 끝에 패하며 이번 시리즈를 1승 3패로 마쳤다.
우드워드는 "이번 시즌 내내 이같은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는 방법이 아니라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
패전 투수가 된 부시는 "홈런을 치기에 딱 좋은 공이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2-2 카운트에서 높은 커브에 홈런을 맞은 그는 "그 위치만 아니면 괜찮은 공이었다. 상대 타자의 스윙도 배트 밑부분에 맞았는데 통하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