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잠실구장에 초대해 만난 것은 그 취지를 떠나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매우 부적절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월1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부 경선 중이며 누가 되더라도 오세훈 현 시장과 피말리는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가 자신의 정치생명에 크나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에 입성한 오세훈 후보로선 이번 재선이 5년 뒤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구연 총재는 오세훈 후보와 ‘돔구장 건설계획’을 논의했다. 허구연 총재로선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에게 야구계 숙원사업을 건의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보기에 따라선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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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연 KBO 총재(왼쪽)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24일 잠실야구장에 초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천정환 기자 |
지방선거를 앞두고 느닷없이 허구연 총재가 돔구장 이슈를 던지고, 오세훈 후보와 잠실야구장에서 돔구장 얘기를 주고받은 건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더구나 오세훈 후보와 야구계는 악연이 있다. 야구인들의 성지였던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고 애물단지 같은 고척돔을 대체구장으로 세운 사람이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2006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동대문야구장을 허물고 그곳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지었다. 철거 반대를 부르짖으며 밤새워
허구연 총재의 돔구장 여망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 방식이나 과정도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대호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