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건창은 2020시즌 3할 타율이 무너진 뒤 다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타율이 0.253까지 무너졌다. 출루율은 0.350에 불과했고 장타율도 0.343에 그쳤다.
추락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현재 0.220의 타율을 올리는데 머물러 있다. 다시 3할 타자가 되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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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서건창이 경기 전 훈련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계기는 200안타를 친 다음 해인 2015년에 있었다.
서건창은 타율이 0.370에서 0.298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변화를 모색하다 실패했기 때문이다.
넥센 출신 한 현역 코치는 "서건창이 당시 장타율을 높이기 위해 200안타 타격 폼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 적어도 두자릿 수 홈런은 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그 때부터 서건창은 길을 잃기 시작한다. 2015시즌 홈런은 3개에 불과했다. 장타력도 끌어올리지 못하고 200안타를 쳤던 좋은 타격 폼마저 잃어버리게 됐다. 이후 이런 저런 시도를 해왔는데 이젠 좋았을 때의 폼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 하다. 길을 잃은 것이다. 수 없이 많은 폼으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200안타 당시의 밸런스는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건창은 거의 매 타석 타격폼이 바뀌고 있다. 팔을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하고 살짝 방망이를 숙이는 시도도 한다. 그러나 타격 페이스는 오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서건창의 타격 폼은 터치하지 않는다. 본인이 뚜렷한 철학이 있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타격 코치까지 손을 대려 하면 혼란만 더 커질 수 있다. 본인만의 타격 이론을 갖고 있는 타자다. 그 속에서 서건창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해법을 빨리 찾길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BO리그 유일의 200안타를 만들었던 타격 폼에 손을 댄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당시만해도 서건창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는 분위기가 있었다. 최고의 자리에서 더 발전하기 위해 도전에 나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건창의 페이스는 점점 떨어졌고 그를 향한 평가도 바뀌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200안타 타격폼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면서 아쉬움이 석인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넥센 출신 코치는 "그 때 서건창을 말려야 했었던 것은 아닌지 후회스럽다. 그대로 밀어 붙였다면 200안타를 몇 번은 더 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건창의 타격폼은 너무 복잡해서 뭔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결국 스스로
지금도 끊임 없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건창이다. 그는 과연 잃어버린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 어려운 일을 해내기 전엔 타격 기록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