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형’과 ‘택진이형’의 희비가 시즌 초반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열정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2명 구단주이지만 1위로 상승일로를 걷는 팀과 최하위로 추락한 팀의 운명을 천국과 지옥의 심정으로 지켜보게 됐다.
프로야구엔 2명의 팬과 절친한 관계의 ‘형’이 있다. 바로 ‘용진이형’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와 ‘택진이형’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다. 이들은 대기업의 총수 혹은 실질 책임 경영인인 동시에 각 프로야구 구단주로 팀에 화끈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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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김재현 기자 |
하지만 두 형의 시즌 초반 기상도는 극명하게 나뉜다. ‘용진이형’의 SSG 랜더스는 개막 이후 패배를 잊은 모습. KBO리그 개막 최다인 10연승 타이 기록을 쓴 이후 LG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3연승을 내달리며 13승 1패 승률 0.929를 기록 중이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리그 공동 9위 그룹과 경기 승차 차이가 10경기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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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SSG는 18일 기준 팀타자 기록 가운데 타율(0.267), 득점(73점), 타점(70), 장타율(0.400), 출루율(0.337), OPS(0.737) 등 주요 지표 1위를 모두 휩쓸고 있다.
또한 SSG는 팀 투수 기록 역시 평균자책(2.14), 다승(13승), 세이브(8개), 홀드(12개, 공동 1위)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 1.01) 등 주요 지표에서도 역시 1위를 기록 중이다. 팀 실점(31점)과 팀 자책(30점) 역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팀 실책 또한 6개로 리그 최소 실책의 수비율을 기록 중으로 그야말로 공수주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뽐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선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직접 경기장을 찾아 특별시구를 선보였다. 이것은 시즌 전 정용진 구단주가 했던 10연승 시구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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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택진이형’의 NC 다이노스는 시즌 최악의 출발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14경기 3승 11패 승률 0.214로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9위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역시나 시즌 초반이지만 불과 2년전인 2020시즌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 수준의 명암. 당시 NC는 경기수 기준 10승(1패)-20승(6패)-30승(12패)-40승(19패 1무)-50승(31패 2무)-60승(38패 3무)-70승(42패 3무)-80승(51패 4무)을 모두 선점하며 최종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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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특히 NC는 김 구단주의 지원 하에 2020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세리머니를 위해 모기업의 대표게임인 리니지의 ‘집행검’을 기념 트로피로 만들어 역대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 명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밝음이 불과 2년 만에 사라진 모습이다. 2021년 NC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술판 논란’과 석연찮은 후속 대응으로 프로야구 중단의 원인을 제공한 주범으로 단단히 찍혔다. 리그 성적 또한 7위로 급락했다.
올해 NC의 출발은 더 나쁘다. 18일 기준 리그 성적이 공동 9위로 최하위인 것뿐만 아니라 세부 지표도 최악이다. 팀 평균자책은 4.30으로 리그 9위에 처져 있고 타율은 리그에서 유일한 1할대(0.198). NC의 팀 득점 역시 33점으로 리그 최하위다. 그 외 각종 타격 지표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 개인의 활약도 찾기 힘들다. 박건우가 타율 0.327 1홈런 12타점,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가 1승 평균자책 0.45(1위), 파슨스가 1승 1패 평균자책 2.45로 투타에서 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뚜렷하게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집단 부진에 빠져 있는 NC 선수단의 분위기다.
만약 NC가 다가오는 19일 창원 삼성 3연전에서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칫 시즌 초반부터 ‘가을레이스’가 멀찌
‘정정당당(正正堂堂)’은 스포츠의 기본 명제다. 이를 충족하는 동시에 ‘만사형통(萬事亨通)’하는 길은 ‘야구를 잘 하는 것’이 기본 전제다. 프로 스포츠 구단이 많은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기본을 지킨 ‘승리’란 점을 최고의 구단주를 가진 SSG와 NC가 보여주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