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너무 잠잠하다.
거액을 받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언젠가부터 동정도 잘 전해지지 않고 있다.
KBO리그 20승 투수 출신 라울 알칸타라(30.한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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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20승 투수 출신 알칸타라. 현재 한신에서 중간 계투로 던지고 있다. 사진=한신 SNS |
한신의 기대도 컸다. 아직 젊은 나이에 완성형이자 성장형 선수라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첫 해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발로는 7경기에 나서는데 그쳤고 전체 24경기 출장에 3승3패6홀드, 평균 자책점 3.4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평균 자책점이 낮아 보이지만 일본 프로야구의 투고타저 현상을 감안하면 그리 좋은 기록은 아니었다.
그리고는 소식이 잠잠해졌다. 기사로 알칸타라의 동정을 접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알칸타라는 새 시즌, 선발에 재도전 했다. 불펜 투수로는 한계가 있다며 선발로 전환을 꿈꿨다.
하지만 알칸타라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2군에서도 3경기서 평균 자책점 6.00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1군에 콜업 됐지만 보직은 중간 계투였다. 딱히 필승조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어떤 상황에서건 마운드에 오르는 추격조에 가까운 보직이었다.
1군에서도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특히 3일 요미우리전서는 1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2볼넷 4실점하며 크게 무너지기도 했다. 평균 자책점도 크게 올라갔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중간 계투라는 보직에도 어느새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경기 후 5일만의 등판이었던 8일 히로시마전 호투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알칸타라는 이날 2이닝 동안 6타자를 삼진 1개를 더해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시즌 첫 홀드를 따냈다.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도 됐다.
이후 계속 홀드 행진이다. 13일 주니치, 16일 요미우리전에서 모두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평균 자책점도 6.00까지 떨어졌다.
알칸타라는 "내게 주어진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것이 목표다. 그 속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앞으로도 내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 욕심을 접고 불펜 투수로서 적응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알칸타라의 계약 기간은 올 해 까지다. 올 시즌이 끝나면 한신과 알칸타라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페이스라면 한신이 굳이 재계약을 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알칸타라가 한신에서 더 뛰기 위해선 지금의 상승세를 시즌 끝까지 유지할 필요가 있다. 불펜 투수로
선발 도전은 그 이후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한국 유턴도 한 방법 이다.
끝없이 추락했던 신뢰를 이제 조금씩 회복하며 중간 계투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 한 때 KBO리그를 호령했던 20승 투수 알칸타라의 현재 처지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