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로 걱정만 늘어난 경기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 4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다시 한 번 난타를 허용하고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0이 됐다. 두 경기 연속 소화 이닝보다 실점이 많았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고 캠프가 짧았다지만 그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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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2경기 연속 난타를 허용했다. 사진(캐나다 토론토)=ⓒAFPBBNews = News1 |
17개의 인플레이 타구를 허용했고 이중 6개는 강하게 맞은 타구, 2개는 정타(Barrel)였다. 6개의 피안타중 4개가 장타였다. 션 머피에게만 기대 타율 0.9 이상의 강한 타구를 두 개나 허용했다.
그나마 4회까지 53개의 공으로 효율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커터에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타자 몸쪽을 공략하는 커터로 4개의 범타를 유도했다. 이날 커터로 허용한 장타는 딱 하나, 2회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에게 내준 2루타였는데 타구 자체가 잘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나머지 구종들은 힘이 없었다. 캠프 기간, 그리고 지난 등판 위력을 발휘했던 커브도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0개의 공중 6개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고 헛스윙 유도는 하나도 없었다. 한마디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패스트볼이었다. 평균 구속이 88.7마일에 그쳤다. 지난 시즌 평균과 비교해도 1마일 이상 떨어진 수치였다. 아무리 그가 구속보다는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구속 유지는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안됐다. 제구도 안됐다. 바깥쪽 공략이 제대로 안되며 어렵게 경기했다. 실투와 볼의 차이가 너무 극명하게 갈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속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이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장면이 보였다면 부상을 의심해야했을 것이다.
체인지업은 막판 뒤늦게 살아나 범타 유도에 활용됐지만, 최고의 모습은 아니었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그 특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갑자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불안감을 더했다. 짧은 캠프의 여파가 이날 등판까지 미치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이번 캠프 단 세 차례 실전 등판에 그쳤고, 상대 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한 것은 3이닝이 전부였다.
어딘가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찰리 몬토요 감독도 앞선 인터뷰에서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인내심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토론토가 선발로 준비시키고 있는 네이트 피어슨은 몸을 완전히 만들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몬토요 감독이 말한 '인내심'은 '그의 몸 상태가 준비될 까지'를 의미할 수도 있다.
[토론토(캐나다)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