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싫어하는 유형의 투수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기교파 투수 카일 헨드릭스를 상대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박효준(26)은 기교파 투수를 상대하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효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를 6-2로 이긴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날 자신의 경기를 되돌아봤다.
↑ 이날 박효준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기교파 투수 헨드릭스를 상대했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
헨드릭스는 싱커,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네 가지 구종을 구사했는데 싱커의 평균 구속은 86.2마일, 포심 패스트볼은 86.7마일이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90마일이 넘지 않는 패스트볼 구속으로 살아남은 몇 안되는 기교파 투수중 한 명이다.
박효준은 "빠른 공을 상대하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공의 변화가 많다"며 느린 공 투수를 상대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선수들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마이너리그에서 빠른 공을 상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런 투수는 많이 못만나봤다"며 낯선 유형의 투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계속 낯설어만 할 수는 없는 법. 그는 "조금씩 알 수 있을 거 같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이날 경기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첫 타석 3-1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그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고 득점까지 기록했다.
그는 "접근법 자체를 다르게 가져간 것이 두 번째 타석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첫 타석에서는 느린 공을 상대하면서 내 방식을 가져가려고 하다보니 체인지업에 대처를 못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조금 더 생각하고 대처하면서 나갈 수 있었다"며 타석 내용을 복기했다.
박효준은 많은 소득을 올리지 못했지만, 이날 피츠버그 타선은 헨드릭스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1회 벤 개멀이 스리런 홈런을 때렸고 4회에는 케빈 뉴먼이 2타점 3루타를 때렸다. 헨드릭스는 3 2/3이닝 7피안타 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데릭 쉘튼 감독은 "1회부터 힘들게 만들었다"며 헨드릭스 공략 비결에 대해 말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정확하게 제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공들을 쫓지 않고 카운트를 되돌렸다"며 타자들의 접근 방식을 호평했다.
헨드릭스에게 세 개의 안타를 뺏은 것을 비롯, 4타수 4안타 활약한 키브라이언 헤이스는 "공격적으로 쳤다"며 이날 활약 비결을 설명했다. "지난해 토론토 타자들은 2~3구만에 좋은 공이 들어오면 공격적으로 스윙했다. 초반 승부라도 좋은 공이 들어오면 치려
이어 "지난해 나는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스트라이크에 몰리면 타격하기 어려워진다.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재차 공격적인 타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츠버그(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