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캠프, 부족했던 준비 시간, 그리고 아쉬웠던 첫 등판.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류현진(35)의 현재 상황은 많은 면에서 2년전과 비슷하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 3 1/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 기록했다. 4회 갑작스런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수는 "80구까지 던지고 왔다"고 말했지만, 시즌 준비가 부족했음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투구 수 50개가 넘어가면서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렸고 안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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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전에도 류현진은 짧은 캠프 기간의 여파로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안정을 찾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다른 선수들에게도 짧은 캠프였지만, 류현진에게는 특히 더 그랬다. 첫 등판에서 갑자기 3이닝을 소화하며 무리하게 다른 선발들의 진도를 따라잡았다. 그 결과 남들보다 한 차례 더 적은 실전 등판을 치렀다.
이마저도 세 경기중 두 경기는 자체 연습경기였다. 같은 팀 타자를 상대하는 연습경기는 통제된 환경에서 빌드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전만큼의 집중력을 불러오지는 못한다. 류현진이 이번 캠프 상대 팀의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한 것은 3이닝 투구가 전부였다. 결국 준비 부족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이같은 점은 2년전과 비슷하다. 당시에도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즌을 연기했다가 7월에 여름캠프를 소집했다. 각 구단은 비용 절감과 감염 방지 차원에서 각 팀의 홈구장에 모여서 자체 훈련을 진행했고,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도 당연히 같은 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시즌 준비를 해야했다. 그때도 캠프 기간은 3주 정도로 길지 않았다.
그때도 류현진은 시즌 첫 등판에서 탬파베이 레이스 상대로 4 2/3이닝 3실점, 다음 등판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상대로 4 1/3이닝 5실점 기록하며 몸이 덜풀린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안정을 찾았다. 나머지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6(58이닝 12자책)을 기록했고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때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이번 시즌 류현진도 조만간 정상 궤도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나 경기에서 3회까지 보여준 투구 내용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
류현진도 2년전 기억을 되새기며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늘은 실점이 많았지만, 다음부터 조금씩 줄이며 선발
몬토요 감독도 "이 선수들은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인내심을 가져야한다"며 첫 등판에서 1회도 못마친 호세 베리오스, 이날 부진했던 류현진 등 선발 투수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토론토(캐나다)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