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군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현재 멤버도 나쁘지 않지만 혹시 흔들리더라도 대체 자원을 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두산 불펜 이야기다.
두산 불펜은 8일 현재 평균 자책점 3.42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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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과 이형범이 2군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언제든 1군에 콜업 돼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들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다소 기복은 있지만 임창민(3.38)과 홍건희(3.60)도 나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불펜에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명신(4.50) 윤명준(4.50) 김지용(13.50)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희망적인 메시지는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들이 2군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경기를 좀 더 치러봐야 알겠지만 2군에서의 스타트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주인공은 베테랑 장원준(37)과 한 때 마무리였던 이형범(28)이다.
둘 모두 2군 첫 등판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형범은 첫 등판서 2.1이닝 동안 3안타를 내줬지만 삼진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장원준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았다. 1.2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3개를 내주고도 점수를 주지 않는 노련한 투구를 했다.
둘 모두 당장 필승조로 올라올 정도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팀 불펜에는 필승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끌고 가 주는 추격조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잘 지게 만드는 패전조도 필요하다. 볼질 하지 않고 정면 승부하며 역시 실점을 최소화 하며 경기를 끝내 주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오늘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프로야구이기 때문에 잘 지는 것도 필요하다. 때문에 다양한 불펜 자원은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이형범과 장원준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은 1군에서 확실한 실적을 갖고 있는 투수들이다.
장원준은 말이 필요 없는 최고 좌완 투수 출신 선수다. 매년 10승이 보장 된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이형범은 지난 2019시즌 19세이브 10홀드, 평균 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팀의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선수다. 경험 면에서는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자원들이 좋은 페이스를 보인다는 것은 불펜 운영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격차를 줄이고 누가 나가도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 불펜은 출발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장원준과 이형범의 존재감은 언제든 1군 마운드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언제쯤 이들에게 기회가 돌아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2군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하다보면 언제든 콜업이 될 수 있다.
두산 불펜은 언제쯤 2군에 SOS를 칠까. 중요한 건 언제가 됐든 준비 된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 불펜을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