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김태연을 너무 높게 본 것일까. 지난 해 맹활약은 신기루였던 것일까. 포지션 변경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을 한 것일까. 온통 의문 투성이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환화 김태연(25)이야기다.
김태연은 지난 해 한화의 신데렐라였다. 군에서 제대하자 마자 1군에 합류 해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그가 있어 외야 한 자리는 고민이 없을 것이라고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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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한화 신데렐라였던 김태연이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지 아니면 부활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김태연은 7일 현재 타율이 0.158에 불과하다. 홈런 하나 치지 못했고 2루타도 없다. 3안타가 모두 단타다.
자연히 장타율이 0.158일 수 밖에 없다. 볼넷도 없어 출루율도 0.158이다. OPS가 0.316을 타율이어도 모자랄 성적을 찍고 있다.
온통 장밋빛 전망이 피어 올랐던 김태연이다. 2022시즌은 김태연이 자신의 이름을 한국 프로야구에 굵직하게 새기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지난 해 보여준 임팩트가 컸다.
김태연은 지난 해 53경기서 타율 0.301 3홈런 34타점을 올리며 단박에 팀의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원래 포지션인 3루엔 노시환이 버티고 있어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 했음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 타격을 해냈다. 타고난 컨택트 능력이 있어 절대 쉽게 허물어질 선수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해가 바뀌어 맞이한 시즌에서 김태연은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그가 6번 타자로서 제 몫을 해줘야 한화 타선에는 불이 붙을 수 있다.
하지만 김태연이 계속 흐름을 끊으며 팀 공격력은 초라한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모든 것이 김태연의 탓은 아니지만 김태연의 타격이 터지지 않으며 전체적인 한화 타선의 힘이 떨어진 것 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타격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포지션은 계속 바뀌고 있다.
올 시즌 2루수로 4타석, 3루수로 7타석, 우익수로 8타석에 나섰다. 어디 한 곳에 확실하게 정착을 하지 못했다.
A방송사 해설 위원은 "김태연은 경험이 많은 선수가 아니다. 작년엔 1군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정신 없이 주어진 일을 하기 바빴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주전급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포지션을 여기 저기 오가는 것은 원하지 않았을 수 있다. 타격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포지션까지 헷갈리면 자칫 슬럼프가 길어질 수 있다. 분명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다. 장타력은 조금 떨어질 수 있어도 컨택트 능력을 갖고 있다. 다만 확실한 자신의 포지션을 갖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다 보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연에게 맞는 옷을 맞춰 준비 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연의 부진은 한화가 그려보지 않은 그림이다. 6번까지는 경쟁력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고 한화는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김태연이 깊은 부진에 빠져 있다. 개막 이후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태연은 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재능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언제 스타트를 끊을 수 있을 것이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너무 늦어버리면 팀도 개인도 모두 얻는 것이 없는 시즌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 김태연에게 필요한 건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다. 한화의 주전 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대로 끝나면
이젠 상대도 김태연을 잘 알고 있기에 집요한 약점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평범한 선수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아직은 갈 길이 멀게 남아 있는 김태연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