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 잠을 잘 못잤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에 복덩이가 들어왔다. 이적생 박승욱(30)이다.
박승욱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 1번 유격수로 출전해 5회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멀티히트 맹활약을 펼쳤다.
↑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뛴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박승욱. 사진(서울 고척)=안준철 기자 |
수훈선수는 단연 박승욱이었다. 그는 “수훈선수 인터뷰를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며 껄껄 웃었다.
5년 만의 개막전 출전이었다. 2017년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소속일 때 개막전에 나갔다. 박승욱은 “긴장을 안하려고 노력했는데 감정 컨트롤이 안됐다. 사실 두 번째 타석까지는 너무 긴장돼서 내가 투수와 상대를 하는건지, 뭘 하고 있는건지도 모를 정도였다”며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나서 차분해지고 감이 돌아왔다. 타격코치님이 ‘네가 칠 수 있는 공만 치라’는 조언을 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긴장돼서 잠도 설쳤다”고 웃었다.
공교롭게도 SK 시절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중용했던 박승욱이다. 롯데 사령탑 래리 서튼 감독도 박승욱을 긴요하게 쓰려 한다. 박승욱은 “내가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고, 딱히 잘보이려고 한 건 아닌데, 외국인 감독님들께서 자율적으로 해주시니,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 같다”며 멋쩍에 웃었다.
무엇보다 방출 설움을 날린 활약이었다. 지난해 kt위즈에서 방출된 박승욱은 힘겨운 겨울을 보냈다.
박승욱은 “방출을 당한 뒤 내가 한 일을 돌이켜보게 되더라. 내가 하고 싶은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들더라. 다시 하게되면 그렇게는 하지말자, 그만둘 때 후회없이 그만둘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했다”며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때 감독님이 방으로 불러서 개막전 유격수 출전을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 듣고 정말 좋았다. 방출을 겪고 나서 1군에서 야구를 다시 하겠다는 목표로 노력했다. 144경기 중 한 경기지만 개막전 선발이 정말 뜻깊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박승욱이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뒷바라지를 해주시면서 내가 잘하는것 하나만 원하셨다. 티는 안내셨지만 방출당했을 때 많이 속상하셨을 것이다. 올해 잘해서 보답해야 한다”며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늘 도와주는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야구를 잘해서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확실히 유격수로 자리를 잡는 건 아니다. 부상에서 복귀를 준비하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