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이 선수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우완 투수 알렉 매노아(24). 2019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로 그저 '주목받는 유망주' 중 한 명에 그쳤다. 사실 그때만 하더라도 스포트라이트는 그보다는 네이트 피어슨에게 더 집중돼 있었다.
그리고 1년 뒤,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매노아는 지난 시즌 토론토의 반전을 이끈 촉매제였다. 개막 이후 3경기에서 18이닝 1실점 3볼넷 27탈삼진 기록하며 트리플A를 평정한 그는 바로 빅리그에 콜업됐고, 이후 20경기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에는 당당히 개막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호세 베리오스, 케빈 가우스먼, 류현진, 기쿠치 유세이 등 쟁쟁한 베테랑 FA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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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노아는 지난해 활약을 발판으로 개막 로테이션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있는 TD볼파크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그레이프푸르트리그 경기를 마친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지난해와 차이에 대해 말했다.
이날 그는 4이닝동안 67개의 공을 던지며 단 한 개의 피안타만 허용하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는 "모든 구종이 손에서 나가는 느낌이 좋은지를 확인했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수 있었다"며 이날 투구를 자평했다.
이번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9 1/3이닝 1실점으로 호투중인 그는 "몸 상태도 정말 좋다. 구속도 잘나오고 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패스트볼의 릴리스 포인트를 꾸준히 가져가려고 노력중"이라며 정규시즌 폼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설명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지난해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라며 매노아의 모습을 칭찬했다. "전혀 놀랍지 않다. 좋은 투수고, 지난해 이를 증명했다. 올해 다시 보여줄 것"이라며 젊은 투수의 활약에 대해 말했다.
이렇듯 매노아의 현재 상황은 호평 일색이지만, 불안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2년차 징크스'로 표현되는, 신인으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가 다음해 부진에 빠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안좋은 결과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나는 내 성실함을 믿고, 내 루틴을 믿고, 내 구위를 믿고 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목표는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시즌이 진행되다보면 괜찮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모습. 몬토요 감독의 표현처럼 이것은 "그를 이끄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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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양키스 원정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매노아.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매노아는 이번 시즌 목표를 "30차례 이상 선발 등판"으로 정했다. 그만큼 꾸준히 기여하고싶다는 뜻이다.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은 지식을 갖추게됐다. 빅리그 타자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내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했다"며 지난 시즌을 치르며 얻은 경험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 경험을 통해 "가끔 타자들이 무엇이 올지를 알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느낀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체인지업을 집중 연마하며 상대 타자의 균형을 무너뜨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등판은 뉴욕 양키스와 원정시리즈 첫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전도 양키스 원정이었다. 6이닝 2피안타
"정말 대단했던 순간이었다. 온가족이 모두 그 순간을 함께 즐겼다"며 당시를 회상한 그는 "신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시리즈의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다. 나가서 열심히 싸우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더니든(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