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 이력 없이 데뷔 시즌 최초 통합우승 이룬 감독은 '아직'
↑ 2001~200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대구 동양 오리온스의 베스트5. 우측에서 2번째 선수가 현재 전희철 서울 SK 나이츠 감독. 사진=KBL 제공. |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4월 19일 금요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200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대구 동양 오리온스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 SK 나이츠를 꺾고 통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오리온스를 이끌었던 감독은 전 시즌 32연패를 수습한 뒤, 감독대행 딱지를 떼고 첫 정식 감독 시즌을 보냈던 김진 감독. 김진 감독은 이날 우승으로 KBL 역사상 감독 부임 첫해에 통합우승을 이끈 단 한 명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 지난달 31일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전희철 서울 SK 나이츠 감독. 사진=연합뉴스.11 |
20년이 흐른 2022년 3월 31일, KBL 역사에 이름을 남긴 새로운 감독이 한 명 탄생했습니다. 바로 20년 전, 선수로서 김진 감독과 함께 영광의 역사를 만들었던 전희철 서울 SK 나이츠 감독입니다. 공교롭게도 20년 전 챔피언결정전 상대였던 팀을 맡고 있는 전희철 감독은 지난달 31일, 서울 SK 나이츠의 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감독대행 경력 없이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감독대행 경력도 없는 '초보 감독'이지만, 전 감독은 올 시즌 부임 전부터 '준비된 지도자'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8년부터 서울 SK의 전력분석원을 시작으로 2군 감독과 코치, 심지어 운영팀장을 맡기도 했고, 전 감독 이전까지 10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문경은 감독 옆에서 수석코치로 있으면서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쌓았던 경험은 고스란히 올 시즌 성적과 기록으로 돌아왔습니다. 전 감독은 감독대행 경력 없이 데뷔 시즌 정규리그를 제패한 첫 감독이 됐고,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이었던 11연승을 15연승까지 늘렸습니다. 여기에 어제 경기까지 세운 감독 데뷔 시즌 최다승 기록(39승)도 앞으로 3경기가 남은 만큼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지난달 19일 전희철 감독이 데뷔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운 뒤 물총을 쏘는 서울 SK 나이츠 최준용. 출처=SK 나이츠 유튜브. |
데뷔 시즌부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전 감독은 '선수들 덕'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전 감독은 “(전임) 문경은 감독이 지금의 팀 스타일을 만들었다면, 저는 보수 공사를 했을 뿐”이라며 “신임 감독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부족함이 보이지 않고 더 빛날 수 있도록 코트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전 감독은 시즌 중 선수들과 장난도 치면서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 팬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전 감독에게는 더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통합우승'입니다. 20년 전 김진 감독을 도와 감독 데뷔 첫해 첫 통합우승을 이뤄냈던 전 감독은 이제 감독대행 경력 없는 '순수 초보 감독' 최초 데뷔 시즌 통합우승에 도전합니다. 설레발은 금물이지만, 전망은 어둡지 않습니다. 다시 전성기를 되찾은 주전 가드 김선형이 무사히 복귀했고, 올 시즌 유력 'MVP' 후보인 최준용은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18년 신인왕' 포워드 안영준도 힘을 보태고 있고, 김선형과 '찰떡 궁합'을 선보인 용병 자밀 워니도 플레이오프 때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달 31일 2021~2022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서울 SK 나이츠. 사진=연합뉴스. |
서울 SK는 오는 3일 오후 4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부산 kt와의 홈 경기를 마치고 정규리그 1위 세리머니를 열고 자축할 예정입니다. 이날 전희철 감독은 플레이오프 출사표도 밝힐 예정인데, 전 감독은 시즌 전 KBL컵 우승 공약으로 '덩크'를 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덩크 연습
[최형규 기자 / choib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