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종(33)은 데뷔 이후 최대 위기에 놓였다.
LG는 외야 경쟁이 대단히 치열한 팀이다. 전천후 활약이 가능한 FA 외야수 박해민을 영입하며 전체적인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우익수이던 채은성은 1루로 포지션이 변경됐다. 중견수 였던 홍창기가 우익수로 가고 중견수는 박해민, 좌익수는 김현수가 맡는 그림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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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종이 개막전 합류가 불발됐다. 아직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LG는 이형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나머지는 그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무혈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예측할 수 없다. LG 뎁스가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지난해 1군에 데뷔 해 107경기나 소화하며 타율 0.230 8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이 0.337이었고 장타율은 0.363이었다. OPS가 0.700으로 데뷔 첫 해임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전한 시즌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3경기서 13타수 6안타를 몰아치며 타율 0.462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남겼다. 큰 경기서 주눅 들지 않는 배짱 있는 타격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보경은 1루수 백업 요원으로 일단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기량이 백업에 가둬두기 아깝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이형종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지명 타자 자리로 포지션이 변경될 수 있다. 그만큼 문보경의 기량 발전 속도가 빠르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젊은 유망주들이 겨우 내 은 준비를 철저하게 해 왔다. 다들 컨디션이 좋다"고 전제한 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타고난 재능이 빼어난 선수다. 여기에 훈련 태도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지명 타자로는 당장이라도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타격 능력을 갖고 있다. 컨택트 능력을 갖고 있는데다 나름 펀치력도 있다.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문보경 이외에도 거포 유망주 이재원 등도 지명 타자 자리를 호시 탐탐 노리고 있다.
또한 류지현 감독은 지명 타자 자리를 고정하지 않고 주전급 선수들이 돌아가며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자리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이형종의 자리가 정해져 있다고 하긴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이형종의 야구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LG는 이형종을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재활군에 있는 이형종의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 몸 상태가 됐다면 개막전 부터 썼을 것이라는 것이 LG 내부의 평가다. 그만큼 이형종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경쟁자들이 성장하고 지명 타자 자리는 좁아졌지만 류지현 감독의 마음 속엔 여전히 이형종이 자리잡고 있다.
이형종은 지난 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좌투수를 상대로는 0.339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여전히 LG에서 좌투수 볼을 가장 잘 치는 선수다.
좌타자가 중심이 돼 있는 LG 타선에서 귀한 우타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이형종의 야구가
이형종은 언제 부상을 털고 다시 1군에 합류할 수 있을까. 이형종이 올라 온다면 LG 타선 구도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형종의 합류는 LG의 승부처가 될 수도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