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축하…그들 만큼의 야망과 동기가 우리에게 없었다"
"경기력과 태도 모두 실망스러워…문제점 되짚어봐야"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뒤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경기에서 UAE에 0-1로 패했습니다.
이미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벤투호는 이날 UAE를 꺾고 최종예선 무패로 조 1위를 차지하겠다는 각오였으나, 마지막 한 경기에서 무너졌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한국은 69위 UAE에 최종예선 첫 패배를 당하면서 이란(승점 25·8승 1무 1패)에 이은 조 2위(승점 23·7승 2무 1패)를 확정했습니다.
승점 12(3승 3무 4패)를 쌓아 A조 3위를 확정한 UAE는 B조 3위 호주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게 됐습니다.
UAE에 한국이 패한 건 2006년 1월 두바이에서 치른 친선 경기(0-1 패) 이후 16년여 만입니다.
한국은 UAE전 6연승을 멈췄고, 통산 상대 전적은 13승 5무 3패가 됐습니다.
벤투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명확하게 우리가 잘못했다. 어떻게 보면 패배가 정당한 결과"라고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목표(월드컵 PO 진출)를 이룬 UAE를 축하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볼 점유율에서 77.1%-22.9%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개수에서도 9(유효 슛 2)-5(유효 슛 2)로 앞섰지만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왜 이렇게 됐는지를 이해하고,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16차례의 코너킥을 시도해 한 골도 만들지 못했는데, 벤투 감독은 단순히 세트피스의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세트피스는 마지막 걱정거리다. 우리는 최종예선 8경기에서 득점을 했고 1차전과 오늘 경기에서만 득점이 없었다. 득점을 위해 해야 할 다른 걱정들이 많다"면서 "오늘은 득점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의 걱정거리는 세트피스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UAE가 그간 보여줬던 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스리백과 포백으로 나올 경우를 다 대비했다"면서 "상대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부를 걸 것이라고 조언을 했는데, 그만큼의 야망, 동기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큰 대가를 치렀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UAE에게 정당한 승리다. 나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가 오늘 한 것들을 되짚어봐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오늘처럼 하고 싶은지, 아니면 5일 전 이란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완해야 할 점을 묻는 말에
그는 "오늘 보여준 모습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모습이 아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과 태도 모두 실망스럽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조 1위를 잃어버렸다"면서 "정상적이지 않았다.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잘 이해하지 않으면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