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격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에 굵은 자국을 남긴 레전드다.
KIA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2017시즌 우승의 주역으로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신인 시절은 있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자신의 신인 시절을 자주 떠올리고 있다. '슈퍼 루키' 김도영(19)을 돕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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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호 KIA 코치가 자신의 실수를 김도영이 따라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 코치는 "신인 시절 가장 어려웠던 것이 많은 관중과 수비였다. 프로야구는 아마 때와는 달리 관중이 많았다. 정말 많이 떨렸다. 관중 앞에서 야구 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웠다. '못 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늘 따라다녔다. 수비도 문제가 컸다. 난 신인 시절 좋은 수비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공이 내게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많은 관중과 수비는 타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 놓았다.
이 코치는 같은 고통을 김도영이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했다.
야구 외적인 문제들이 김도영을 괴롭히는 것을 막아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수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은 기본 이상의 수비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게 무리 없이 수비를 해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관중이다.
김도영은 시범 경기서 돌풍을 일으키며 수 없이 많은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벌써부터 이정후 강백호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는 슈퍼 루키로 대접 받고 있다. 그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서 야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 해부터는 관중도 100% 입장이 허용될 예정이다. 김도영에게는 전혀 낯선 환경이다. 관중이 없는 야구에 익숙한 김도영이다. 관중들의 환호와 관심을 받으며 야구하는 것은 올 해가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신인으로서 자칫 쓸데 없는 힘이 들어가거나 주눅이 들 수도 있다.
김현수급의 베테랑 선수도 "관중이 있는 곳에서 야구하는 것과 없는 곳에서 야구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 할 정도다. 신인인 김도영이 받게 될 중압감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김도영은 현재 페이스로는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톱 타자가 될 수 있다. 많은 관중을 생각하면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다.
이 코치는 그 짐을 덜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자신을 괴롭혔던 고통을 후배까지 겪게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