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좌완 불펜 투수 함덕주(27)는 시범 경기서 대단히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5경기서 5이닝을 던졌는데 평균 자책점이 '제로'다. 안타 2개만 허용했을 뿐 이렇다 할 위기도 맞지 않았다.
그가 재활 등판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함덕주는 지난 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 함덕주가 시범 경기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는 체인지업은 여전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함덕주는 아직 웃지 않고 있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면서도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일까.
함덕주는 "등판 간격이 짧았을 때 구속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불펜 투수다. 언제든 연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범 경기서 이틀 간격으로만 던져도 구속이 떨어지고 있다. 이 부분을 고쳐야 한다. 때문에 아직 완전한 상태라고 할 수 없다. 더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스피드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인 체인지업이 살기 위해선 짝을 이룰 패스트볼이 어느 정도는 버텨줘야 한다. 함덕주가 구속에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다.
패스트볼로 찍어 누르기 위함이 아니라 체인지업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구속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함덕주의 고민도 서서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 하루 휴식 후 등판이 계속 되고 있는데 구속은 점점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함덕주의 구속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아직 완벽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충분히 실전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 왔다고 본다. 아직 연투는 없었지만 연투에 가까운 훈련에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앞으로 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덕주는 지난 해 아픔을 씻어 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히 강하다.
자신과 트레이드가 돼 두산맨이 된 양석환은 커리어 하이 성적을 찍으며 팀의 7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반면 함덕주는 1년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어떻게든 수술 없이 시즌 내에 복귀해 팀에 힘을 보태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쏟아지는 비난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야구 선수로서 자존심에는 큰 상처를 받았다.
함덕주는 "올해는 무조건 잘 해야 하는 시즌이다. 팔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핑계 댈 거리도 없다. 있는 힘을 다해 공을 던진다는 생각 뿐이다. 아직 마음 먹은 수준의 구속은 올라오지 않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투에도 꾸준히 구속을 유지할 수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