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박효준(26)은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서비스타임 71일을 기록중인 신인 선수다.
그같은 서비스타임 0~2년차의 선수들은 이번에 메이저리그 노사가 새롭게 합의한 단체교섭으로 많은 혜택을 보게됐다. 최저 임금이 인상됐고, 활약 정도에 따라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
이는 저절로 얻어낸 것이 아니다. 선수노조가 구단주들과 치열한 협상을 벌인 끝에 일궈낸 결과물이다. 맥스 슈어저(메츠) 앤드류 밀러(은퇴) 등 베테랑 선수들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높였고 그 결과 젊은 선수들이 보다 많은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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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준은 새로운 노사 협약의 혜택을 보는 선수중 한 명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베테랑 선수들이) 자신들만의 생각을 하지않고 앞으로 더 넓게 보고 밑에 있는 젊은 선수들을 위해 싸워준 것만으로도 그런 생각이 든다"며 선배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가 말한 '책임감'이란 자신도 베테랑 선수로 성장했을 때 뒤를 이을 후배들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는 "아직 나는 그정도 위치는 아니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결과를 얻어낸 것은 좋았지만, 그 대가도 치렀다. 직장폐쇄가 100일 가까이 진행되다가 갑작스럽게 합의가 이뤄졌고, 캠프가 갑자기 열렸다. 지금은 안정된 상황이지만 초반에는 적지않은 혼란이 있었다. 구단이 자신의 등번호(44번)를 마음대로 정한 것 정도는 가벼운 문제였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인해 비자를 새롭게 받아야했던 박효준에게 특히 혼란은 더 크게 다가왔다. 직장폐쇄 기간 한국에 머물러야했고, 비자 문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까지 겹치며 팀 합류가 지연됐었다. 이제 시범경기에 두 차례 출전했다.
준비가 다소 늦어진 것은 그에게도 스트레스였다. 그럼에도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준비했다"며 차분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0타석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타석이 많으면 물론 좋겠지만, 계속해서 준비한다면 (타석 수와 상관없이) 충분할 것이다. 포커스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들 너무 급하다고 말하고 바쁘게 훈련하고 있다"며 갑작스런 캠프 개막에 모두가 혼란스러워했다고 말하면서도 "프로선수라면 그런 것에 맞춰야하는 책임감이 있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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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한국시간) 박효준이 훈련 도중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美 브레이든턴)= 김재호 특파원 |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고, 날씨 요소도 있었고 메이저리그 일정에 적응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내가 내 몸관리를 못했다"며 지난해 체중 감소 원인을 분석한 그는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MLB.com은 박효준이 유틸리티 선수로서 개막 로스터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피츠버그는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팀이기에 남은 캠프 기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이다.
"부담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라며 말을 이은 박효준은 "그래도 경쟁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기에 즐기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동료들과 서로 재밌게 할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되는 거 같다"며 부담을
앞선 시범경기에서 2루수, 유격수로 출전했던 그는 이날 훈련전에는 외야수 미팅에도 참가했다. 자신을 "을의 입장"이라 표현한 박효준은 마지막으로 팀이 원하면 어떤 수비 위치든 소화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뒤 필드로 나갔다.
[브레이든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