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준비 부족'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지워내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있는 스프링캠프 홈구장 TD볼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그레이프푸르트리그 홈경기 선발 등판, 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3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 41개.
양적으로는 훌륭한 등판이었다. 시즌 개막이 2주 남은 상황에서 치른 첫 실전 등판에서 3이닝 41구를 소화했다. 순식간에 다른 선발들의 진도를 따라잡았다.
↑ 류현진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소화했다. 사진(美 더니든)= 김재호 특파원 |
패스트볼도 고무적이었다. 시작은 아쉬웠다. 전광판 구속 기준으로 패스트볼이 주로 88마일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3회 이후 몸이 풀렸는지 90마일을 넘기기 시작했다. 3회 세 타자를 잡은 공은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커브도 예리했다. 카운트를 잡거나 범타를 유도하는 목적으로 잘 활용됐다. 1회 위기 순간에 라일리 그린을 상대로 유도한 병살타가 커브에서 나왔다.
그러나 아직은 가다듬을 부분이 더 많아보였다. 그의 주무기인 커터와 체인지업 모두 날카롭지 못했다. 1회 난타를 허용한 원인이었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허용했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아직은 '시즌을 치를 폼'은 아니었다.
이제 시범경기 첫 등판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그러나 류현진의 2022시즌 준비 과정은 순탄치 못했음을 생각하면 그저 '아직 시범경기일뿐'이라 짚고 넘어갈 수도 없다.
류현진은 직장폐쇄로 캠프가 지연되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조건이라 할 수도 있지만, 선수 비자로 미국에 와야하는 그에게는 더 불리한 상황이었다. 직장폐쇄 기간 미국땅을 밟기가 쉽지 않았고, 한국에서 이전 소속팀 한화이글스와 함께 훈련했다. 도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으며 격리되기도했다.
갑작스럽게 노사가 합의하고 캠프가 열리면서 급하게 미국으로 와야했다. 시차 적응도 제대로 할 틈도없이 훈련을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시즌 준비가 제대로 되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 이런 우려는 블루제이스 구단이라고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더니든(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