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지난 해 포스트시즌 탈락 팀이다.
하지만 SSG의 플레이는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다 짜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변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변명 거리가 있는 팀 인 것은 분명했다.
시즌 초반, 선발이 무려 3명이나 빠진 상태에서 시즌을 치렀던 SSG다. 르위키를 시작으로 박종훈 문승원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졌다.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한 것이 기적이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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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에이스 김광현이 22일 문학 LG전서 역투하고 있다. 인천=김영구 기자 |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박종훈과 문승원은 빨라야 6월 중에나 복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임시 선발 체제를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해 롯데에서 방출 된 노경은이 3선발을 맡아야 할 정도로 팀 선발 사정이 좋지 못했다.
올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할 말은 있는 시즌이 될 수 있었다. 변명할 마음은 없었지만 변명 거리가 있는 시즌이기는 했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 온 것이다.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갈 곳을 찾지 못했던 김광현은 최고 151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하며 SSG로 돌아왔다.
단박에 팀 분위기도 바뀌었다. 이제 추격하는 팀이 아니라 달아나야 하는 팀으로 180도 변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김)광현이가 없었다고 해도 변명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버티기 모드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광현이가 돌아오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며 지키는 야구를 해야 하는 여건이 마련됐다. 팀에 큰 동력이 생겼다. 여기에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오면 선발 투수가 넘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선수가 빠져나가도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것이 프로의 숙명이다. 때문에 작년에도 변명 없이 반성만 했었다. 올해는 그나마도 여지가 사라졌다. 우리는 김광현 보유 팀이다. 변명할 생각도 없었지만 더 이상 변명 할 수 없는 전력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버텨볼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한 명 들어왔다고 뭐 그리 크게 달라지겠느냐는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선수 한 명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김광현은 SSG 입단식에서 "내가 등판 하는 경기는 80%는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멘트였다.
그만큼 팀 내에서 영향력이 큰 선수라 할 수 있다. 김광현이 등판하는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팀 내에 만들어질 수 있다.
김광현이 있기 때문에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의식이 팀 전체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SSG 선수 A는 "김광현이 없다고 져도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심리적으로 타 팀에 밀리는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부분이 사라졌다. 우리에겐 김광현이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쉽게 물러서면 안되는 팀이 됐다고 생각한다. 에이스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대단히 큰 차이다. 김광현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한 번 해볼만하다는 믿음이 생기게 됐다. 팀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 선수 한 명 보강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이스의 존재감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단순히 1승을 추가할 수 있는 선수의 가세가 아니라 팀 전체에 자신감을 불어 넣고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의지를
SSG는 더 이상 변명을 할 수 없는 팀이 됐다.
SSG의 초반 페이스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광현이라는 날개를 단 SSG가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을까. 김광현을 보유한 팀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아야 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