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는 한동안 우타 거포에 목말라 있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대부분 좌타자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퇴)과 이대호(롯데)가 어렵게 자리를 지켜냈지만 그 이후에 대한 준비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상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우타 거포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까지 펼치고 있어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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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희(왼쪽)와 노시환이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KBO리그에 볼거리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현재 분위기에선 노시환이 한 걸음 앞서나가고 있다. 노시환은 한화의 4번 타자로 확실하게 자리 매김 했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노시환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라인업을 구상할 정도다.
노시환은 지난 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부상 탓에 완주를 하지는 못했지만 107경기서 18개의 홈런과 84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를 차지했다.
출루율이 0.386으로 높았고 장타율도 0.466으로 수준급이었다. 이젠 한화에서 없어선 안될 중심 타자로 성장했다.
불과 1년 전 타율이 0.220에 불과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가파른 업그레이드 곡선을 그렸다.
올 시즌엔 지난 해 활약이 깜짝 활약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해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한화도 동반 상승이 가능하다. 노시환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한동희는 지난 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타율이 0.278(2020시즌)에서 0.267로 소폭 하락했다.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겪으며 비율 스탯에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해와 똑같은 17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타점은 2개가 더 많은 68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뒤를 이을 롯데의 차세대 4번 타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직 성적에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동희는 WAR이 3.28로 높았고 노시환은 3.75로 더 좋았다.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노시환과 한동희는 종잇장 한장 정도의 차이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노시환이 조금 앞선 모양새지만 한동희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 거포 3루수로서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으로 커 나가고 있다.
노시환과 한동희는 이제 조금 부진하다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꾸준하게 기회를 주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만큼 팀 내 입지가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적이 없지만 외부로는 서로가 서로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라이벌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선수의 존재는 선수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노시환과 한동희가 새롭게 형성된 라이벌 구도 속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
올 시즌은 둘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시환과 한동희의 승부에선 누가 이길 수 있을까. 그 속에서 동방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KBO리그를 봐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