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이 모두 고혈압에 걸릴 판이다. 고의적으로 문제아들만 수집하고, 감싸고 도는 키움 히어로즈의 행태 때문이다. 이젠 프로야구의 파트너 자격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프로야구는 키움 때문에 시끄러웠다. 키움은 18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 구단은 임의해지 복귀 승인 요청에 앞서 강정호와 2022시즌 선수 계약도 체결했다”고 발표해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소식이 알려진 뒤 반대 여론이 거세게 불붙었다. 강정호는 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알만한 존재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출신 내야수 중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여줬다.
↑ 키움 히어로즈는 프로야구의 암적 존재다. 사진=MK스포츠 DB |
비슷한 사고는 처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강정호는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 2009년 8월, 2011년 5월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공개된 강정호는 세 번째 사고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일명 음주운전 ‘삼진아웃’이었다.
강정호의 선수 생활은 사실상 이때 마침표가 찍혔다.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날린 강정호는 2018시즌 막판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츠로 복귀했지만 실력이 예년만 못했다. 결국 강정호는 2019년 방출되고 말았다.
2020년 국내 복귀를 시도했던 강정호지만, 자신을 향한 거센 비판만 확인한 채 포기했다. 그런데 이번엔 구단이 적극 추진했다. 이유는 궁색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40년 넘게 야구인으로 살아온 선배 야구인으로서 강정호에게 야구선수로서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유는 단순히 하나였다. 이장석 전 대표의 입김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궁색한 변명 때문에 여론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과거 강정호가 음주운전을 저지른 뒤 “야구로 보답하겠다”라고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키움 구단은 강정호에게 ‘야구로 보답할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사실 키움 구단은 더 이상 나빠질 이미지도 없다. 워낙 문제구단이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는 배임·횡령 혐의로 감옥살이를 하고 나왔다. 과거 타구단과의 트레이드에서 뒷돈을 받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과거 조상우(28)와 박동원(32)이 인천 원정 숙소에 여성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 충격을 안긴 적이 있다.
또 학교 폭력을 저지른 안우진(23)에겐 거액의 계약금을 안겼다. 안우진은 지난해 프로야구 인기를 추락시킨 방역수칙 위반 술판의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선배 한현희(29)와 함께 수원 원정 숙소를 이탈해 서울 강남으로 달려갔다. KBO 출전정지 징계가 내려왔고, 키움 구단도 2021시즌 잔여 경기 출전을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가, 말을 뒤바꿨다.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중 음주운전을 저지른 외야수 송우현(26)을 방출할 때만 해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던 키움이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역시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내야수 강민국(31)을 영입해 갸우뚱하게 했다. 그리고 음주운전 전과 3범 강정호 계약까지 완료하며 문제구단다운 행보를 보였다. 이 정도면 ‘미필적 고의’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위기다. 키움이 지분이 큰 여러 사건, 사고에 야구팬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키움도 지난해 9월 윤리강령을 발표하며 달라지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번 강정호 복귀 추진으로 ‘쇼’였음을 자인한 꼴이 됐다.
KBO는 사상 첫 야구인 총재인 허구연 총재 선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후보로 내정된
프로야구의 해가 되는 암적 존재는 청산하는 게 맞다. 앞으로 쌓일 프로야구 100년을 위해서도 그게 맞는 길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