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28)는 LG가 공격력을 보고 뽑은 선수다.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고 가장 잘 칠 수 있는 선수를 골라 데려왔다. 그만큼 타격에서의 기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오즈는 출발이 좋지 못했다.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서 무안타로 계속 침묵했다. 그러다 기다리던 첫 안타가 나왔다. 15일 키움전서 좌전 안타를 치며 한국 무대 데뷔를 알렸다.
↑ LG 루이즈가 드디어 첫 안타를 쳤다. 그 뒤엔 특훈이라는 남몰래 흘린 땀이 있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리오즈의 특훈에 관련된 것이었다.
루이즈가 좀처럼 안타를 ??려내지 못하자 LG 코칭 스태프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안타는 언제든 나올 수 있겠지만 그 안타가 너무 늦어지면 자칫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특효약이 필요했다.
많은 연구 끝에 리오즈가 하체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거포형 스타일은 아니지만 하체의 힘이 뒷받침이 안되면 좋은 타구를 만들기 어렵다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
방법은 하체를 강화하는 훈련을 하는 것 뿐이라고 이호준 타격 코치는 내다봤다.
하체 강화를 위한 훈련은 크게 6가지 정도로 나뉜다. 대단한 체력이 필요한 훈련이다. 힘이 받쳐줘도 하체가 따라가지 못하면 소화하기 힘든 내용으로 구성 돼 있다.
문제는 리오즈의 목에 방울을 걸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부진하다고 해도 리오즈는 팀에서 특별 관리를 받는 외국인 타자다. 조금 부진했다고 해서 특별 훈련을 하자고 선뜻 말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었다.
이호준 코치도 며칠간은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더 시간을 끌 수 없었다.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단점을 보완해야 했다.
결국 이 코치는 리오즈에게 훈련이 좀 더 필요하다는 속내를 밝혔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리오즈가 흔쾌히 특훈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코치는 "훈련을 하겠다고 하기는 했지만 훈련을 시키면서도 솔직히 걱정이 됐었다. 훈련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다 짐 싸면 어쩌지...'하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리오즈는 대단히 성실하게 주어진 훈련을 소화했다. 정규 훈련이 끝난 뒤 따로 남아 땀을 흘려야 했지만 잘 하겠다는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믿고 따라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나오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도 따라오기 힘든 강도 높은 하체 훈련이다. 그 어려운 걸 외국인 타자가 선뜻 나서서 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였다. 그리고 군 말 없이 힘든 훈련을 소화했다.
루이즈의 첫 안타가 단순히 처음 나온 안타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분명하고 명확한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 끝에서 결과물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루이즈의 특훈은 지금도 게속되고 있다. 그의 방망이가 완전히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강훈련이 이어질 계획이다. 루이즈가 열성적으로 임하고 있어 훈련에는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 낸 코칭 스태프와 외국인 타자의 특권을 앞세우지 않고 부진 탈출을 위해 소매를 걷어 부친 선수의 합작품이 바로 첫 안타였던 셈이다.
앞으로의 루이즈에게 좀 더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루이즈의 특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끝이 보이는 순간, LG는 진정한 외국인 타자의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루이즈의 특훈 효과가 언제쯤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