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0)는 공.수.주에 걸쳐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kt에 로하스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자세도 성실하고 나오는 결과물도 좋다.
15일 수원 두산전서는 KBO 공식 경기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기도 했다. 특히 두산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 최승용에게 홈런을 뽑아 냈다는 점에서 더욱 순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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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15일 수원 두산전서 만루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라모스는 최승용의 초구 커브를 받아쳐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초구 커브를 받아쳐 홈런을 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초구부터 커브를 노리고 타격하는 선수는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단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가 아니면 좀처럼 초구 커브에는 손이 나오지 않는다.
이날 라모스가 때려낸 홈런은 그가 얼마나 공격적인 타자인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대목이 됐다.
타자가 공격적으로 타격을 한다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라면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자칫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는 길과 연결이 돼 있기 때문이다.
라모스는 이 타석 외에도 거의 전 타석에 초구부터 공격을 시작 했다. 시범 경기이기 때문에 한국 투수들의 공을 좀 더 지켜볼 수도 있을 법 했지만 가차 없이 초구부터 방망이가 돌아 나왔다.
스트라이크 존 비슷하면 스윙이 나올 수 있는 선수임을 보여줬다.
문제는 시범 경기와 달리 정규 시즌에선 KBO리그 투수들이 외국인 타자에게 좀처럼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은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쉽게 들어가지만 정규 시즌서는 초구부터 변화구로 유인구를 던지며 어렵게 승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 해설 위원도 "시범 경기서 라모스가 대단히 공격적인 타자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렇게 되면 상대 투수들이 유인구를 많이 섞으며 승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인구 승부가 많아지면 지금의 공격적 성향이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A팀 타격 코치는 "지금까지 보면 외국인 타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KBO리그의 볼 배합이다. 정면 승부가 많은 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유인구가 많은 리그서 뛰다 보면 멘붕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완전히 승부라고 생각하고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공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후 크게 혼란을 겪게 된다. 라모스처럼 공격적 성향의 선수에게는 더욱 유인구 승부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시범 경기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이유다. 라모스가 기본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 유인구 승부가 대단히 늘어날 것이다. 그 유인구 승부 때 라모스가 얼마나 참을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타순 구성상 라모스 이후 타자는 라모스보다 강한 타자가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라모스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라모스는 KBO리그의 지독한 유인구 승부에서도 지금의 공격적 성향
시범 경기의 성적 만으로는 라모스의 정규 시즌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정규 시즌서 또 어떤 타격을 할 것인지를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