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시작과 함께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우완 영건 최준용(21)을 선발투수로 테스트 하면서 정규시즌 개막 직전까지 선발 로테이션 구성을 놓고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3-2 대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마운드가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선발등판한 박세웅(27)은 최고구속 150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롯데 승리의 발판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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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준용.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7회초 2사 후 수비 실책으로 이닝이 깔끔하게 끝나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구속 149km를 기록한 묵직한 직구로 실점을 막아냈다.
다만 최준용이 3이닝을 소화한 건 의외였다. 최준용은 2020년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공식경기에서 3이닝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펜투수가 44개의 공을 던진 건 보기 드문 일이었다.
최준용이 3이닝을 던진 이유는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 점검이었다. 래리 서튼(52) 롯데 감독은 당초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최준용을 올 시즌 불펜에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비밀리에 선발투수로도 나설 수 있도록 투구수를 조금씩 늘릴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준용은 경기 후 “스프링캠프 시작 후 감독님께서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하자고 하셨다”며 “3이닝을 던진 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이후 처음이다. 올해 어떤 보직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시범경기 때 한 번 더 선발등판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등판을 마치고 투수코치님이 네가 가진 구종을 실전에서 잘 활용하면서 멋진 투구를 보여줬다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찰리 반즈(27), 글렌 스파크맨(30), 박세웅(27)까지 1, 2, 3선발은 자리가 정해졌다. 이인복(31), 이승헌(24), 김진욱(20), 나균안(24) 등이 시범경기 기간 4, 5선발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준용이 선발 후보로 깜짝 등장하면서 정규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이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최준용은 일단
서튼 감독은 “최준용이 박세웅과 함께 샤프한 피칭을 해줬다”며 최준용의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부산=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