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이대호(40)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공식 ‘은퇴 투어’를 치르게 됐다.
KBO는 14일 "10개 구단과 의논해 올 시즌을 마친 후 현역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하기로 했다. KBO리그와 국제대회에서의 공로를 존중해 은퇴 투어를 연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공식 은퇴 투어는 2017년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후 두 번째다.
‘은퇴 투어’는 각 팀과의 시즌 마지막 연전을 앞두고 간단한 선물을 주고 받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행사이다.
이대호가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기록은 대단하다. 2010년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의 위업은 앞으로 다시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또 2015년엔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국가대표로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 참가해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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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영광스럽지만 검은 그림자도 존재한다. 사진=MK스포츠 DB |
2020년 LG 트윈스 소속이던 박용택의 ‘은퇴 투어’는 팬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다. 박용택은 통산 2504개의 안타로 1위의 기록을 갖고 있지만 2011년 비겁한 타격왕 만들기가 걸림돌이 돼 ‘은퇴 투어’의 발목을 잡았다. 우리 야구팬들은 성적 만큼이나 인성과 도덕성을 가치있게 평가한다는 방증이다.
이대호의 개인 성적은 출중하다. ‘은퇴 투어’의 자격이 따로 마련된 건 없지만 충분히 누릴 만하다.
단, 그에게 따라다니는 비난의 핵심을 피해갈 수 없다. 이대호는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회장을 역임했다. 선수협은 저연봉 프로야구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선수들 스스로 만든 단체다.
이대호는 영예로운 선수협 회장을 맡아 누가 봐도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그는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회장 판공비 1억 원 가량을 개인계좌로 받아 사용했다. 선수협 정관에 따르면 임원은 무보수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KBO리그 최저연봉이 2700만 원이었으며, 이대호의 연봉은 4년 150억 원이었다.
이 사안은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의 형사고발로 이어졌지만 다행히 무혐의로 결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은퇴 투어’는 우리 고유의 문화도 아니고 전통도 아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김대호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