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6살의 내야수가 전년 보다 타율이 3푼7리나 떨어지고 두자릿수 홈런에도 실패했다.
많은 경기에 나서며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살려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된다. 더 이상 재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선이 보다 정확할 수 있다.
↑ 이원석은 지난 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제 다시 삼성이 믿고 기다리는 선수가 됐다. 이원석은 정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일까.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원석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지난 겨울 준비를 정말 잘해 왔다. 푸드 워크나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 시즌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원석 같은 베테랑들이 자율 훈련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리는 모습이 하나의 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듯 하다. 대단히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원석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원석은 지난 해 131경기에 출장 했지만 타율 0.231 9홈런 59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인 0.341로 낮았고 장타율은 0.346으로 크게 떨어졌다. OPS가 0.687에 불과했다. 35세 시즌의 성적인 만큼 더 이상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의 신뢰는 확고하다. 이원석이 대단히 준비를 잘해 왔고 그 결과가 올 시즌 중에 나타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공민규라는 젊은 경쟁자가 나타났지만 당분간은 더 이원석에게 기대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이 허 감독의 계산이다.
이원석은 '확실히 나이가 들다보니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하지 않게 된다. 그저 팀이 잘 할 수 있는데 폐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팀 성적이 모든 것을 우선한다. 그러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지난 해 보다 좋은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해 부진에 대해서는 "멘탈이 흔들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잘 안되다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고 안 좋은 생각이 먼저 들다보니 과감해지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자신 있게 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됐다. 올 시즌엔 마음을 비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붙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박해민의 공백을 전력 보강 없이 기존 선수들이 조금씩 메워야 하는 숙제가 있다. 지난 해 성적이 바닥을 친 이원석이 부활에 성공한다면 박해민이 빠진 공백도 조금 더 손 쉽게 메울 수 있게 된다.
지난 해 이원석이 부진했음에도 정규 시즌 2위까지 오른 삼성이다. 박해민이 빠졌지만 이원석의 부활로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삼성 입장에선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원석은 유망주 공민규가 완전한 성장을 이룰 때 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어 주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원석은 그 책임을 다해 지난 겨울 많은 땀을 흘렸다.
사령탑의 눈에는 그의 땀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으로 비춰지고 있
모두가 끝이라고 이야기 하는 순간, 이원석은 다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원석의 노력이 실제 삼성의 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지난 해 이상의 성과를 내는데 힘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