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형종(33)은 지난 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타율이 0.218로 급전직하 했고 10홈런 3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루율이 0.332에 불과했으며 장타율은 0.389에 머물렀다. OPS가 0.721로 초라했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당장 눈 앞에 펼쳐진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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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종이 야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현재 예정 대로라면 4월 중순께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돌아왔을 때 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이미 외야수 주전 경쟁에선 밀린 상황. 지명 타자로 나서야 하는데 경쟁자가 만만치가 않다.
문보경의 성장은 이형종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보경은 이번 LG 스프링캠프서 가장 인상적인 기량 향상을 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문보경은 이제 유망주라는 딱지를 떼 줘야 할 것 같다. 수준이 다른 배팅을 하고 있다. 기량 발전이 가장 눈에 띄는 선수라 할 수 있다. 포지션 플레이어로서는 경쟁에서 밀릴 수 있지만 지명 타자로는 가장 앞서 있는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LG는 지명 타자를 고정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휴식 겸 타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문보경이 가장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현종의 부진은 부상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부상을 털고 돌아 오면 이전의 기량을 회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무작정 이형종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형종에게 찾아 올 많지 않은 기회를 살려내야만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타격 코치인 이호준 코치에게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형종은 더 이상 외야수로서 기회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명 타자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지명 타자 한 자리를 노리기엔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야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이형종은 좌타자가 장악하고 있는 LG 타선에 많지 않은 우타자 자원이다. 분명 희소성은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느 버틸 수 없다.
지난 해의 부진을 일시적인 적으로 만들 수 있는 타격 능력이 필요하다. 이젠 타격
심리적으로 강한 스타일은 아니라는 평가 탓에 과도한 경쟁은 이형종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형종은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 어느 팀 다 뎁스가 좋은 LG인 탓에 조용히 묻힐 수도 있는 위기에 놓여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