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는 지난 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며 실망을 안겼고 그 사이 코로나 술판 파문이 일어나며 팬심이 싸늘하게 식었다.
가뜩이나 코로나 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며 팬심이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잇단 추문과 경기력 저하는 야구 인기를 떨어트리는 이유가 됐다.
↑ 세인트루이스 33번에서 SSG 29번으로 돌아 온 김광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그런데 너무나도 빨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구단들의 투자 의지가 다행히 식지 않으며 이번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해 보다 화려하고 풍성하게 진행 됐다.
FA 시장에 풀린 돈만 1000억 원을 넘어 섰다. 대형 이적도 있었고 팀에 잔류해 팬심을 잡아 준 선수도 있었다.
거액을 받고 잔류하거나 팀을 옮긴 선수들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인기 팀인 LG와 KIA가 알찬 전력 보강을 했다. 두 팀의 성과에 따라 프로야구의 열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들썩이게 만들 수 있는 신예들의 등장도 플러스 요인이다.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김도영(KIA)은 이제 시동을 걸었고 함께 1라운드를 다퉜던 문동주는 불펜 피칭만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밖에도 이재현(삼성)을 비롯한 새 얼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문동주(한화) 안우진 장재영(이상 키움) 등이 펼칠 광속구 대결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KBO리그 최고 구속인 160km를 누가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대한민국 에이스들이 돌아왔다. KIA가 양현종을 다시 영입한데 이어 SSG가 MLB 직장 폐쇄의 틈은 비집고 들어가 김광현의 마음을 돌렸다.
두 팀은 단박에 우승권 팀으로 신분 상승이 됐고 두 에이스가 펼칠 자존심 대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엔 관중 입장이 다시 허용될 것으로 예상 된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는 기회다.
어쩜 이렇게 한번에 여러가지 볼거리가 풍성하게 등장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호재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 야구 입장에선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 기회마저 놓치면 정말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야구에 임해야 한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하고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도 잡음 없이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 돌아 선 팬심을 다시 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야구의 신은 1년만에 한국 야구에 기회를 안겨줬다. 그야말로 천금 같은 찬스다.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으로 박진감 넘치는 시즌을 만들어내야 한다.
선수 한 명 한 명, 코칭 스태프 한 명 한 명, 프런트 한 명 한 명이 모두 KBO 홍보대사라는 마음으로 매달려야 한다. 그래야 돌아선 팬심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 이 기회
한국 야구가 기적처럼 찾아 온 기회를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