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 본인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외부 시선은 다르다. 여유를 부릴 틈이 없어 보인다.
'슈퍼 루키' 김도영(19.)의 도전을 받고 있는 KIA 유격수 박찬호(27) 이야기다.
박찬호는 김도영과 포지션이 겹친다. 박찬호는 "김도영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정도로 여유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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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가 연습 경기서 타격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박찬호와 경쟁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찬호는 지난 해까지 KIA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선수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빠른 주력을 앞세워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공격력에선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주전으로 도약안 2019시즌 0.260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이후 2년간은 0.25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아무리 유격수가 수비가 강조되는 포지션이라고는 해도 너무 빈약한 공격력에 머물러 있었다.
파워 면에서 프로에서 뛸 레벨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타구에 힘을 싣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출루율도 0.331에 불과한데 장타율은 0.313으로 대단히 낮았다.
올 시즌 절치 부심한 시즌을 준비하고는 있다. 근육량만 5kg을 증량하며 파워 탑재에 애를 썼다.
달라진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주전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는 자신이 준비한 것을 하나씩 테스트 하는 시간으로 삼는다. 성적 자체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타자의 경우 좋은 타구를 날리고 발사각이나 타구 스피드가 동반이 된다면 아웃이 되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현재 박찬호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령탑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야 말로 김도영과 박찬호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 됐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 실전을 하는 것을 처음 봤는데 확실히 좋은 장점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첫 경기를 했을 뿐이다. 앞으로 기회를 꾸준히 주며 기량을 점검할 것이다. 동시에 박찬호도 비슷한 기회를 주며 테스트를 할 것이다. 박찬호는 주전 유격수지만 타격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타격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확실하게 주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는 성적이 아주 중요하지는 않지만 김도영과 박찬호에겐 결과를 요구할 것이다.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누가 더 나은 성적을 냈는지를 가릴 것이다. 그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박찬호에게 '성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단순히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를 생각해선 안된다는 뜻이다. 달라진 모습을 성적으로 보여줘야 살아
박찬호에게 여유를 보일 시간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의 성적에도 신경을 써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스프링캠프의 성적이 중요해진 박찬호다.
박찬호가 '슈퍼 루키'의 도전을 이겨내고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