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김도영(19.KIA)는 5일 kt와 연습 경기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다.
첫 안타와 멋진 호수비도 선보였지만 경기 막판엔 수비 실수도 잇달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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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유격수 김도영이 5일 kt와 연습 경기서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6회 이창재로부터 삼진을 당한 김도영은 9회 마지막 타석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타석을 마무리 했다. 수비 실책은 9회에 집중 됐다. 4-2로 앞선 9회 마지막 수비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했다. 평범한 땅볼 2개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고, 이는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kt는 김도영의 실책을 틈타 만든 4-4 동점 상황에서 송민섭의 끝내기 중월 2루타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렇다면 김도영의 데뷔전을 지켜 본 김종국 KIA 감독의 생각은 어땠을까.
김 감독은 MK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아직 한 경기만 치러봐서 뭐라 말할 것이 별로 없다. 다만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공.수에 걸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더니 의외의 한 마디를 덧붙였다.
"김도영의 실책이 나왔을 때 속으로 박수를 쳤다"고 했다. 팀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야수의 실책에 박수를 쳤다고? 좀 더 설명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는 오늘만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내일도 해야 하고 모레도 해야 한다. 한 달 뒤 같은 팀을 다시 만날 수도 있고 같은 상황이 똑같이 반복되는 일도 잦다. 김도영의 실책이 반가웠던 이유다. 지금은 김도영이 프로에서 통할지를 테스트하는 기간이다. 어느 정도 재능을 갖고 있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시기다. 치고 달리고 막는 것은 얼마든지 체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실책 그 이후다. 실책에 무너질 것인지, 아무렇지 않게 이겨낼 것인지를 테스트해 볼 수 있다. 마침 5일 경기 막판에 실책이 나왔다. 6일 경기서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경기장에서의 움직임과 멘탈 등은 체크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경기 중에 그에 맞는 상황이 나와야 체크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5일 경기의 실책은 중요한 체크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실책한 것이 문제라는 뜻이 아니다. 실책한 다음 경기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실책에 주눅이 들어 움직임이 작아 지거나 한다면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반대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당당하게 다음 경기를 한다면 그만큼 믿음이 갈 수 있다. 실책 없이 야구를 할 수는 없다. 김도영은 신인이기 때문에 실책 그 이후가 중요하다. 실책을 가슴에 너무 깊게 담아두고 있으면 계속 밀려오는 경기들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실수에도 훌훌 털고 일어나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지 지켜볼 예정이다. 6일 경기를 지켜보실 팬들이 게시다면 함께 김도영의 플레이를 관찰하시면 재미있을 것 같다. 김도영이 기 죽지 않고 제 플레이를 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겠지만 실책에 기 죽은 플레이가 나온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런 기사가 나간 뒤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도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슈퍼 루키'의 실책에 감독이 박수를 친 이유가 납득이 됐다. 얼마나 강한 심장을 가진 선수인지를 체크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실책을 너
과연 김도영은 감독이 기다리는 플레이를 6일 경기서 보여줄 수 있을까. 함께 지켜보면 흥미로울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