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내야수 이성곤이 짜릿한 손맛을 보며 팀의 연습경기 2연승을 견인했다.
한화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전날 5-1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키움을 제압했다.
한화의 이날 경기 히어로는 이성곤이었다. 이성곤은 팀이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끝내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키움 투수 노운현의 120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4m의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보냈다.
↑ 한화 이글스 이성곤이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후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
이성곤은 경기 후 “홈런을 의식하고 타석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내가 훈련한 타격 메커니즘 대로 치기 위해 집중했고 생각하는 코스로 들어오면 놓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상대 투수의 폼이 특이하기는 했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고 대기 타석부터 집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결과가 좋아서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 똑같은 감정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제 오늘 홈런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성곤의 홈런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뚝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성곤은 이날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9회까지 교체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경기는 가급적 많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라도 두 타석 정도 소화한 뒤 교체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이성곤이 타격폼 수정 후 프리 배팅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뚝심을 발휘했다. 이성곤에게 9회 마지막 타석까지 기회를 줬고 이성곤은 이에 홈런포로 보답했다.
이성곤은 “감독님께서 연습 타격 때 내 바뀐 타격폼을 보시고 좋아졌다고 달라진 게 보인다고 하셨는데 실전에서 내가 어떻게 치는지 계속 확인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장타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대한 간결하면서 힘을 낼 수 있는 폼을 타격코치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 중”이라며 “내 스윙이 아직 완벽하진 않다. 시즌 때 100%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도 “이성곤은 파워 면에서 잠재력을 가진 선수다. 사이드암과 언더핸드에도 강점이 있는데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책임져 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전=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