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오랜 암흑기를 지난 팀이다. 우승한 지도 오래 됐다. 지난 1994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1992년이 마지막인 롯데와 함께 우승에서 가장 멀었던 팀이다.
오랜 기간 성적이 좋지 못하다 보니 여러가지 안 좋은 평가들이 뒤를 따랐다.
선수들이 태업을 한다 거나 야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설, 선후배 관계가 엉망이라는 등의 지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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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베테랑 김현수가 스프링캠프 도중 자발적으로 앞장서 공 정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호준 LG 신임 타격 코치도 그 중 하나다.
이 코치는 "밖에 있을 때는 나도 LG를 욕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뭔가 건방져 보이고 열심히 하지도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팀에 몸을 담게 되니 그동안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선수들이 정말 순하고 열심히 한다. 팀 분위기도 대단히 좋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쳐 있다. LG는 내부의 힘이 그리 약한 팀이 아니다. LG 출신 선배들이 한 번 직접 겪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고 했는데 실제 그랬다"고 설명했다.
LG는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려 하면 어떻게든 빠져 나가 구멍을 만들거나 태업을 한다는 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이호준 코치는 단순한 편견 일 뿐이라고 말했다. 훈련하는 분위기가 잘 잡혀 있는 팀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 코치는 "스프링캠플르 국내 훈련을 하다보니 추운 날씨에서 훈련해야 하는 날들이 적지 않았다. 추운 곳에서 훈련하면 체력 소모가 크고 부상 위험도 있다. 내가 먼저 "오늘은 훈련을 좀 줄이자"고 이야기를 했더니 김현수를 비롯한 선참들이 "아닙니다. 준비된 훈련을 다 하고 끝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고 나왔다. 선참들이 알아서 더 훈련을 하겠다는데 젊은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 코치로서 훈련 분위기까지 신경써야 한다는 건 팀이 그만큼 약하다는 뜻이다. LG에선 내가 신경 쓸 일이 없다. 선수들 스스로 훈련을 하는 분위기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사실 이번 캠프 훈련량이 많았다. 처음엔 좀 버겁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LG 선수들은 엑스트라 워크 까지 빼 놓지 않고 모든 훈련을 다 소화했다. 특별히 줄이거나 조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만큼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LG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건 문자 그대로 편견"이라고 훈련을 지도한 소감을 밝혔다.
선후배 관계도 그 어느 팀 못지 않게 정리가 잘 돼 있는 팀이 LG라고도 했다. 베테랑들이 앞장을 서고 후배들이 알아서 따라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다고 강조 했다.
이 코치는 "선후배 관계도 잘 정립이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훈련을 해 보면 안다. 베테랑들이 앞장서서 움직이면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분위기가 정착 돼 있다. 선후배간에 대화도 자연스럽게 많이 이뤄지고 그런 논의들을 통해 선수단이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듯 보인다. 팀 워크가 상당히 좋은 팀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코치의 말을 종합하면 LG는 열심히 하지 않는 팀도 아니고 위계 질서가 흔들린 팀도 아니며, 겉멋만 들어 진짜 야구를 외면하는 팀도 아니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못해 안 좋은 이미지가 덧씌워졌지만 이젠 어느 정도 성적도 꾸준히 나오며 점차 강팀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단순히 전력만 보강 된 것으로 성적을 낼 수는 없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잡혀 있지 않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다. 기본적으로 팀이 제대로 기능으 할 때 보강 된 전력은 플러스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은 성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다.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로 뭔가를 해명하려고 하기 보다는 튼
2022시즌은 LG가 편견을 깨는 원년이 될 수 있을까. 비원의 우승을 차지하고 나면 그동안 선수들이 했던 모든 노력들이 보상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