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면 안다. 그가 왜 최고인지."
LG 김현수(34)는 지난 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타율이 0.285로 2012년 0.291 이후로 처음 3할 밑으로 떨어졌다. 출루율 0.376, 장타율 0.435로 OPS가 0.811을 기록했지만 '타격 기계'라는 별명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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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가 추운 날씨에도 중무장을 한 채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천(경기도)=김영구 기자 |
우선 자신의 타격관이 확실하게 정립 돼 있다. 좋았을 때의 모습과 안 좋았을 때의 차이를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 코치는 "김현수는 타격 훈련을 할 때 자신이 어떤 모습이 나오면 안 좋은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내게도 그런 부분을 설명한 뒤 안 좋은 모습이 나오면 바로 지적을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그의 타격이 이론적으로도 수긍이 되기 때문에 타격 훈련할 때 안 좋은 버릇이 나오는 것만 지적을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엄청난 훈련량이다.
김현수 레벨 정도 되는 타자에게 훈련량을 강제하는 코치는 없다. 적정 수준을 스스로 알아서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김현수는 다르다. 훈련의 끝은 자신의 타격에 자신이 납득을 할 때다. 팀이 정한 시간이나 코치의 지시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타격을 한다.
이 코치는 "김현수의 훈련 시간은 자신이 자신의 타격을 납득할 때 까지다. 자신의 스윙이 납득이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친다. 코치가 더 하라 말아라 할 필요가 없다. 김현수 정도 되는 선수라면 대충 타협하고 넘어가도 누가 뭐랄 사람이 없다. 하지만 김현수에겐 타협이란 말은 없다. 자신의 메커니즘을 찾을 때 까지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하는 훈련이다 보니 아무래도 날이 추운 경우가 많다. 체온이 떨어지면 체력도 빨리 떨어진다. 코치 입장에선 가끔은 훈련량을 조절해 줄 필요성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이번 스프링 캠프서는 타격 훈련 시간 자체가 대단히 많아졌다. 선수 개인이 소화해야 할 훈련량 자체가 많다. 때문에 코치 입장에선 날씨가 너무 추운 날이면 전체적인 양을 줄여줄 생각을 하게 된다.
김현수는 그럴 때 한 번도 고개를 끄덕인 경우가 없다. 어떻게든 주어진 훈련량을 모두 소화해야 끝을 낸다. 그나마도 자신의 타격이 맘에 들지 않으면 스스로 훈련을 연장해서 방망이를 휘두른다. 김현수 본인 뿐 아니라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
이 코치는 "김현수가 그렇게 훈련을 하는데 누가 다른 소리를 하겠는가. 이번엔 정말 타격 훈련량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김현수가 앞장서서 훈련에 열성을 보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최고의 자리에 서 있는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 어떻게 최고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난 해 타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 기량 저하를 걱정해야 할 때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코치는 "지난 해 자료를 보니 시프트에 걸리거나 정면 타구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젠 시프트를 뚫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시프트 때문에 타율이 떨어지는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면 타구들만 조금 줄어든다면 이전의 성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최고의 기능을 가진 선수가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믿음이 갈 수 밖에 없다. 그 영향력이 팀 전체로까지 미치고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코치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