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도중 주문한 전자담배에서 대마초가 검출돼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됐던 우완 투수 애런 브룩스(32)가 당시를 떠올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그는 지난 28일(한국시간) 보도된 'STL스포츠페이지닷컴'과 인터뷰에서 한국 생활을 회상했다.
브룩스는 KIA에서 2년간 36경기 등판, 14승 9패 평균자책점 2.79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시련도 적지않았다. 2020년에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들 웨스틴이 얼굴을 크게 다쳤고 왼쪽눈의 시력을 잃었다.
↑ 애런 브룩스는 지난 2년간 KIA에서 뛰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는 "세관에서 한국에서 대마초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이를 존중했다. 대마초 성분이 있는지도 몰랐다. 밤에 잠을 못자서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으려고했다. 나쁜 선택이었다"며 뒤늦은 후회를 드러냈다.
그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은 가족 걱정 때문이었다. 2021시즌 가족들과 함께 한국땅을 찾았지만, 아들의 수술 일정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은 여름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걱정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나이 많았고, 결국 이같은 선택으로 이어진 것.
그만큼 2020년에 벌어진 차사고는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아들에게는 정말 심한 사고였다. 시력을 잃었지만 죽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며 악몽같은 순간을 떠올렸다.
이 사고는 그의 생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부모로서 나와 아내를 바꿔놓은 사건이었다. 얼마나 빠르게 사라져버릴 수 있는지를 알게됐다. 더 이상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고싶지 않았다. 이 일은 여러 면에서 우리를 강하게 만들었다. 이전보다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며 자신을 돌아봤다.
브룩스는 8월에 방출됐지만, 해를 넘겨 1월이 돼서야 한국을 떠날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다. 딸의 생일, 할로윈, 추수감사절을 놓쳤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비디오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했다. 복잡한 상황이었고 몇개월간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2021시즌을 앞두고 가족들과 입국한 브룩스의 모습. 사진= MK스포츠 DB |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던 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5일에 한 번씩 공을 잡았던 것도 다른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게해줬다. 상대 타자가 누군지 걱정할 필요가 없게해줬다. 내 할 일만 생각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풀린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에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 김광현 등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선수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