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해트트릭…악몽 같은 경기 치른 뉴질랜드 여자축구 대표 선수

전반전에만 자책골 세 차례
미국에 0-5 대패…위로·응원 이어져

↑ 자책골을 넣은 뉴질랜드 여자축구대표팀 수비수 메이케일라 무어(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뉴질랜드 여자축구 대표팀 수비수 메이케일라 무어(리버풀)가 경기 중 자책골만 3골을 넣으며 악몽 같은 경기를 치렀습니다.

무어는 한국시간으로 오늘(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디그니티 헬스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축구 4개국 대회 쉬빌리브스컵에서 미국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전반전에만 자책골로 세 골을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무어의 불운은 전반전 5분에 시작됐습니다. 미국 소피아 스미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걷어내려고 무어가 골문 왼쪽에서 오른발을 뻗었습니다. 그러나 무어의 발에 맞은 공은 뉴질랜드 골문에 들어갔습니다.

1분 뒤에는 미국 소피아 후에르타의 크로스에 이은 카타리나 마카리오의 헤딩슛이 무어의 머리에 맞고 자책골이 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반 36분에는 미국 공격수 마거릿 퍼스가 뉴질랜드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가운데로 찔러 준 공이 골문 앞에 있던 무어의 왼발에 맞았고 이는 또다시 자책골로 연결됐습니다.

↑ 자책골을 넣은 무어와 대화하는 뉴질랜드 대표팀 골키퍼 에린 네일러 / 사진=연합뉴스

외신은 무어가 이날 오른발, 머리, 왼발로 '퍼펙트 자책골 해트트릭'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무어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고, 결국 이트카 클림코바 뉴질랜드 대표팀 감독은 전반 40분에 무어를 레베카 스토트와 교체했습니다.

뉴질랜드는 후반전에도 애슐리 해치와 맬러리 퓨에게 추가 골을 내주며 미국에 0-5로 패배했습니다.

↑ 세 번 자책골을 넣고 교체된 뒤 얼굴을 감싸고 벤치로 향하는 무어 / 사진=연합뉴스

악몽 같은 경기를 치른 무어를 위해 많은 이들의 위로와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클림코바 감독은 경기 이후 "어떤 선수나 훌륭한 경기를 하는 날도 있고, 힘든 경기를 하는 날도 있다. 오늘이 그에게는 힘든 날이었다"며 무어를 다독였습니다. 이어 "물론 슬프고 실망스럽겠지만 우리는 그가 얼마나 멋진 사람이고 선수인지 알고 있다"면서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모두 그의 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상대 팀인 미국 대표팀의 블라트코 안도노프스키 감독도 "세 번의 자책골 때 모두 그는 있어야 할 곳에 있었다"며 무어를 감쌌습니다.

리버풀과 뉴질랜드의 팬들은 그의 SNS를 찾아가 "고개를 들고 계속 나아가라", "힘내", "단지 나쁜 날일 뿐이야"라며 응원의 말을 보냈습니다.

[디지털뉴스부]